리그 전체 블론세이브 136개, 지난해 타이
2014년 145개 넘어 160개까지 역대 최다?
구원투수들의 수난시대가 계속 되고 있다. 역대 한 시즌 최다 블론세이브 기록도 올 시즌 바뀔 듯하다.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KBO리그 불펜투수들이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일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두산 마무리 이현승은 사직 롯데전에서 9회 1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며 끝내기 패배 빌미를 제공했고, NC 마무리 임창민 역시 마산 한화전에서 9회 승리에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긴 상황에서 동점 솔로 홈런을 맞았다. 한화 마무리 정우람도 블론은 아니지만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전 멍에를 썼다.
이날까지 시즌 전체 610경기를 소화한 KBO리그에서 나온 블론세이브는 총 136개. 지난해 시즌 전체 720경기에서 기록된 136개와 같은 수치다. 올 시즌은 잔여 110경기가 더 남아있다. 역대 시즌 최다 블론세이브는 2014년으로 그 당시 145개가 기록된 바 있다.
산술적으로 지금 페이스라면 올 시즌 리그 전체 블론세이브는 약 161개까지 나올 수 있다. 블론세이브 기록이 집계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11년을 통틀어 가장 많은 '블론의 해'가 될 것이 유력하다. 3년간 지속되고 있는 타고투저 시대의 흐름이 낳은 현상이기도 하다.
34세이브로 구원 1위를 달리고 있는 김세현(넥센)과 FA로 이적한 셋업맨 윤길현(롯데)이 나란히 8개의 블론세이브를 저지르며 이 부문 공동 1위에 올라있다. 이현승(두산)이 7개로 그 뒤를 잇고 있고, 구원투수 최고 몸값의 정우람(한화)과 셋업맨 김상수(넥센)가 6개로 공동 3위.
이외 정대훈(두산) 심창민(삼성) 김진성(NC) 임정우(LG)가 5개, 박희수(SK) 김광수(KIA)가 3개로 블론세이브 10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각 팀을 대표하는 마무리투수들이자 셋업맨들이지만 블론세이브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구원투수들에게 블론세이브는 숙명과도 같지만 그 숫자가 증가한 데에는 이유가 없지 않다.
기본적으로 구원투수들의 위력이 떨어졌고, 세대교체가 더딘 영향이다. 2점대 평균자책점 구원투수는 김세현(2.93) 심창민(2.68) 임창민(2.68) 등 손에 꼽을 만큼 적다. 안지만(전 삼성) 손승락(롯데) 이동현(LG) 박정진(한화) 박정배(SK) 등 수년간 활약해온 구원투수들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새로 올라오는 선수 중 특급은 보기가 힘들다. 조상우·한현희(이상 넥센)는 수술로 재활 중이며 장시환·조무근(이상 kt)은 성장이 더디다.
심각한 투수난 시대에서 구원투수들은 매 경기 점점 더 어려운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올 시즌 블론세이브 136개 중 89개가 동점 및 역전 주가가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특급 구원투수라면 주자가 있는 상황도 어떻게든 잘 막아야 하지만 블론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잦아진 영향도 없지 않다. /waw@osen.co.kr
[사진] 이현승-윤길현-정우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