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총력전 후유증? 최다 역전패-ERA 꼴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9.07 05: 54

한화, 후반기 21패 중 14패가 역전패  
마운드 총력전에도 최악의 ERA 한계
도박야구의 끝은 어디일까. 

한화는 지난 6일 마산 NC전에서 6-7 끝내기로 패했다. 3회까지 5-0으로 여유 있게 리드하며 승기를 잡은 경기였지만 5점차 리드도 지키기 버거울 만큼 한화 마운드는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내일 없는 도박야구의 후유증이 그대로 나타난 경기였다. 
지난 2일 대전 LG전에서 구원 3이닝 45구를 던진 파비오 카스티요가 3일 휴식을 갖고 이날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3회까지는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4~5회에만 5실점했다. 4⅔이닝 동안 무려 125구를 던졌지만, 이닝을 거듭할수록 힘이 떨어지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 다음 투수는 2일 LG전 선발 3⅔이닝 75구를 던진 장민재였다. 김성근 감독이 선발로 고정하겠다고 선언한 지 열흘 만에 다시 구원 투입됐다. 10~11일 대전 SK전 표적 선발을 고려했지만 장민재도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안타·볼넷을 1개씩 주며 1실점했다. 8회에는 선발 이태양까지 원 포인트로 3경기 연속 구원 투입됐다. 
시즌 개막전부터 총력전 태세로 임한 한화이지만 갈수록 힘에 부치고 있다. 그 후유증이 후반기 몰려오고 있다. 후반기 41경기에서 한화는 20승21패로 5할에 근접한 승률을 내고 있지만 뼈아픈 패배가 많았다. 21패 중 14패가 역전패로 리그 최다 불명예 기록을 쓰고 있는 것이다. 타선의 힘으로 다득점을 뽑아내도 마운드에 지키는 힘이 없다. 
투수들이 지쳤다. 한화의 시즌 팀 평균자책점은 5.88로 1군 2년차 kt(5.87)를 제치고 리그에서 가장 높다. 후반기 팀 평균자책점 6.23으로 무너진 탓이다. 선발 10위(6.72)와 구원 9위(5.81)로 어느 한 곳도 기댈 수 없다. 권혁과 송창식이 이탈한 지난달 25일 최근 10경기 팀 평균자책점 6.83으로 리그에서 가장 나쁘다. 갈수록 점점 악화돼 가고 있다. 
후반기 한화 투수 중에서 선발등판한 선수는 모두 8명인데 전부 1경기 이상 구원으로도 나섰다. 심수창은 후반기 20경기 중 선발 5경기, 구원 15경기로 마구잡이식으로 등판했으며 이태양·윤규진이 3경기, 카스티요가 2경기씩 구원 투입됐다. 김성근 감독은 선수단 미팅에서 "각자 해야할 일에 충실하라"고 했지만 투수 사용법을 보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지경이다. 
김성근 감독은 5강 싸움에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있다. 선발과 구원 보직을 파괴한 총력전 운용으로 사생결단의 승부를 걸고 있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후반기 10이닝 이상 던진 한화의 투수 13명 중 3점대 평균자책점은 권혁(3.98)이 유일하다. 나머지 투수들은 모두 4점대 이상으로 그 중 10명이 5점대 이상이다. 시즌 내내 총력전을 벌인 결과, 투수력은 이제 바닥났다. 남은 22경기에서 그 후유증이 얼마나 될지 짐작하기 어렵다. 5위 SK에 4경기차로 멀어진 8위 한화는 9위 삼성과 가까워졌다. 불과 1경기차밖에 나지 않는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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