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구잡이 마운드' 한화의 민낯, 선발 최다 '4승'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6.09.07 05: 55

 김성근 감독의 마운드 운용은 '불펜 야구'다. 선발 보다는 불펜에 비중이 크다. 선발은 이른 시점에서 강판되고, 퀵후크도 다반사다. 한 경기에 투입되는 투수 숫자는 많고, 불펜 투수들의 혹사는 매번 꼬리표가 붙는다.
한화의 불편한 '불펜 야구'의 민낯을 드러내는 수치는 많다. 한화에선 선발 투수보다 불펜 투수들이 투구 이닝을 더 많이 소화한다. 선발 로테이션이 고정적으로 돌아가지 않고 선발과 불펜을 오가거나, 조기 강판 후 짧은 쉬고 다시 선발로 재등판했다가 강판되는 일이 예삿일이다. 악순환이다.
6일까지 한화가 치른 120경기에서 한화 불펜진은 606이닝을 책임졌다. 선발진(487⅔이닝)보다 120이나 더 많다. 10개 구단 중에서 선발진보다 불펜진의 소화 이닝이 더 많은 팀은 한화 뿐이다. 그것도 압도적인 차이가 난다.  

한화 투수들의 선발승을 구경하기는 참 쉽지 않다. 팀내 최다승 투수는 송창식(8승)이다. 8승 모두 구원승이고 지금은 팔꿈치 통증으로 1군에 없다. 2년간 206⅔이닝을 던진 댓가다. 다음은 권혁(6승), 윤규진(6승), 카스티요(6승)다.
그런데 선발승만 놓고 보면 윤규진, 카스티요가 장민재와 함께 4승으로 가장 많다. 선발로 5승을 거둔 투수가 없는 실정이다. 최하위 kt도 마리몬과 주권이 나란히 선발 6승을 기록하고 있다. 굳이 두산의 선발 4총사와 비교하지 않아도 한화가 선발승을 거두는 날은 진기한 날이다.
한화는 6일 현재 54승 중 22승이 선발승이다. 김성근 감독은 "선발 투수가 제대로 던지지 못해서 빨리 교체한다"는 식으로 이유를 대지만, 시즌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선발이 경기 초반 1~2점만 줘도 바꾸기 일쑤였다. 선발의 조기 강판 이유로는 매번 "공이 안 좋았다"는 대답이다.
김 감독은 9월초 25경기를 남겨두고 총력전을 선언했다. 선발 투수들의 보직 파괴는 자연스레 뒤따른다. 외국인 투수 카스티요는 지난 2일 LG전 불펜으로 45구를 던진 후 사흘 쉬고 6일 NC전 선발로 나와 125구를 던졌다.
선발 요원 이태양은 3~4일 넥센전에 연거푸 불펜으로 나와 1이닝, 2⅔이닝을 던졌다. 6일 NC전에선 1타자를 상대하고 내려갔다. 2~3일 뒤 선발로 나설 전망이다.
5월말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한 윤규진은 지난 3~4일 넥센전에 불펜으로 1⅓이닝, 2⅓이닝을 각각 던졌다. 이틀 쉬고 7일 NC전 선발로 예고됐다.  
지난 2일 불펜으로 ⅓이닝(2타자) 던진 심수창이 3일 경기 선발로 나선 것은 이제 한화에선 더 이상 진풍경도 아니다. 장민재는 9월초 "선발로 계속 기용한다"고 했다가 6일 NC전에 불펜으로 나와 3타자를 상대했다. (장민재가 강한)주말 SK전에는 또다시 선발로 돌아갈 것은 분명하다.  /orang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