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엔 전문요원이 필요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 6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세렘방 투안쿠 압둘라만 스타디움서 열린 시리아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차전서 0-0으로 비겼다.
최악의 결과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8위인 한국은 2경기 연속 원정 경기를 펼치는 105위 시리아를 상대로 득점을 뽑아내지 못한 채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시리아의 시종일관 '침대축구'가 눈살을 찌푸리게 했지만 한국의 답답했던 경기력도 속을 태웠다. 한국은 몇 차례 찬스를 제외하곤 이렇다 할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슈틸리케호에 전문요원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한국은 중국-시리아전을 통해 여러 포지션에서 허점을 보였다. 현대 축구에서 멀티 플레이어의 중요성은 높지만 전문요원의 필요성 또한 간과하면 안된다.
대표적으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이가 장현수(광저우 푸리), 오재석(감바 오사카),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이다. 본업이 중앙 수비수인 장현수는 중국전서 우측 풀백으로 뛰었지만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수비는 불안했고, 공격 또한 낙제점이었다. 이렇다 할 전진 패스도 없었다.
오재석은 중국전서 좌측 풀백으로 나섰다. 최근 소속팀서 왼쪽 측면을 누비고 있지만 그의 본업은 우측면 수비수다. 중국전서 한 차례 결정적인 실수를 제외하고 선제골에 기여하는 등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시리아전서 물음표를 남겼다. 주발이 오른발이라 크로스가 정교하지 못한 것 또한 문제다.
지동원은 전형적인 최전방 공격수가 아님에도 중국전과 시리아전서 2경기 연속 슈틸리케호의 최전방을 책임졌다. 중국전 3골에 모두 관여하며 3-2 승리를 이끌었지만 시리아전서 2% 아쉬움을 남겼다. 2선까지 내려와 활발한 움직임으로 수비를 교란했지만 최전방 공격수로서 한 방은 아쉬웠다.
지금 슈틸리케호엔 좌우측에서 양질의 크로스와 패스를 공급할 풀백 요원과 주로 전방에 머물며 날카로운 한 방을 날려줄 최전방 공격수가 필요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 시리아전을 앞두고 23명에 3명 모자른 20명의 최종명단을 꾸렸다. 최전방 공격수, 좌우측 풀백 요원은 황희찬, 오재석, 이용 등 각 한 명씩이었다. 중국전이 끝난 뒤 대기명단에 있던 원톱 공격수 황의조(성남)를 발탁했지만 시리아전서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10bird@osen.co.kr
[사진] 세렘방(말레이시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