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리아] ‘노골적 침대축구’ 시리아 GK, 너무하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09.06 22: 58

시리아의 노골적인 침대축구가 축구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6일 오후 말레이시아 세렘반에 위치한 투안쿠 압둘라만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2차전에서 시리아와 0-0으로 비겼다. 1승 1무의 한국은 승점 4점을 기록했다. 
시리아가 극단적인 수비축구로 나올 경우 한국은 고전할 가능성이 있었다. 중동 특유의 ‘침대축구’가 나온다면 한국은 의외의 결과를 얻을 수도 있었다. 경기를 앞둔 아이만 하킴 감독은 “한국과 같은 강팀을 맞아서는 집중력을 높이고 우즈베키스탄처럼 공격과 수비 모두 펼칠 생각이다. 극단적인 수비를 펼칠 생각은 없다”고 단언했다. 

일단 전반전은 감독의 공언대로였다. 시리아는 한수 위 한국을 맞아 정상적인 경기운영을 했다. 주도권을 빼앗겨 중원을 내주기는 했지만, 수비지향적인 축구를 하지는 않았다. 공격이 필요할 때는 과감하게 치고나와 역습을 노렸다. 시리아는 전반 19분 역습에 이은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터트렸다. 김승규가 펀칭으로 막아내긴 했으나 매우 위력적이었다.  
시리아는 파울을 불사하며 한국의 공격을 끊었다. 선수들의 기술은 투박했지만 투지만큼은 인정해줄만 했다. 오히려 한국이 전반 45분 오재석이 상대 선수에게 위험한 파울을 범해 경고를 받았다. 레드카드를 받아도 할 말 없었던 장면이었다. 
하지만 후반전은 180도 달랐다. 특히 시리아 이브라힘 알마 골키퍼는 ‘노골적으로 비기자’는 전략을 취했다. 그는 틈만 나면 그라운드에 드러누워 고통을 호소했다. 오른쪽 다리가 아프다면서 골킥을 또 오른발로 했다. 평범한 땅볼을 잡으며 팔에 고통을 호소하더니 한참동안 파스를 뿌렸다. 한국선수들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고의적으로 시간을 끌자는 생각이 다분했다. 주전 골키퍼가 아프다는데 후보 골키퍼들은 벤치에 앉아 몸도 풀지 않았다. 처음부터 교체할 생각이 없다는 말이다. 한국은 결국 실력으로 갚아주는 수밖에 없었다. 한국은 일방적으로 시리아 골문을 두드렸지만 골은 터지지 않았다. 답답했지만 시리아의 전략이 적중한 경기였다. 
현재 시리아는 내전을 겪고 있다. 승점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에게 떳떳한 승부를 보여주는 것이 먼저 아닐까. 이날 시리아 골키퍼의 플레이는 스포츠맨십과 크게 어긋났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세렘반(말레이시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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