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천외한 '좌청용-우재성' 카드는 선수들의 노력에도 불구, 최악의 결과를 맞이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6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세렘방 투안쿠 압둘라만 스타디움서 열린 시리아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차전서 0-0으로 비겼다.
손흥민(토트넘)이 소속팀 사정으로 인해 시리아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되며 슈틸리케 감독의 고민은 커졌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출전할 선수가 마땅치 않았다.
말레이시아 입국 후 슈틸리케 감독은 첫 훈련에서 '좌재성-우청용'으로 훈련을 펼쳤다. 부동의 오른쪽 날개인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의 능력을 완전히 뽑아내기 위한 방법이었다.
그러나 2번째 훈련서는 반대의 포메이션으로 훈련을 펼쳤다. 이청용을 왼쪽에 포진시키고 반대편에 이재성(전북)을 넣었다. 이재성이 그동안 중앙 공격수 혹은 오른쪽 공격수로 출전했던 것을 반영한 결과였다.
경기 시작과 함께 한국은 활발한 측면 공격을 시도했다. 시리아가 극단적인 수비를 펼치지 않고 정상적인 경기를 펼쳤기 때문에 한국도 정상적인 경기 운영을 선보였다. 측면 공격은 후방의 수비수까지 공격이 더해지기 때문에 오재석(감바)은 초반부터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실시했다.
그러나 경기 시작가 함께 이청용의 돌파가 원활하게 이뤄졌다. 이청용은 왼쪽 뿐만 아니라 중앙까지 이동하면서 볼 연결을 위해 노력했다. 또 공간이 생기면 곧바로 돌파를 시도하며 상대 수비를 괴롭혔다.
한국은 컨디션이 좋은 이청용을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이청용은 중앙에서 상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패스 연결을 시도했다. 또 직접 문전까지 패스 연결을 시도하며 시리아 수비를 괴롭혔다.
하지만 오른쪽 측면 공격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또 시간이 지나면서 시리아가 적극적인 플레이를 펼쳐 공격을 전개하는데 어려움이 생겼다. 전반 중반 이후 경기는 소강상태로 이어지고 말았다.
이청용은 후반 시작부터 중거리 슈팅으로 상대 골키퍼를 위협했다. 경기중 부상을 당한 것으로 보이는 골키퍼는 부담이 컸다. 하지만 한국은 좀처럼 상대를 강력하게 몰아치지 못하면서 아쉬운 장면이 계속 연출됐다.
시리아의 경기력은 후반들어서 달라졌다. 따라서 한국은 측면 공격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부담스러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반전을 노렸지만 한국은 쉽지 않았다.
이재성은 후반 21분 황희찬으로 교체됐다. 그 결과 황희찬은 최전방 공격수로 자리했고 지동원이 왼쪽 측면 공격수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하지만 한국과 시리아 모두 체력적인 부담이 커 정상적인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슈틸리케호는 권창훈도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다. 하지만 효과는 빠르게 나타나지 않았다. 측면 공격으로 문제를 풀어가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시리아가 후반 중반 이후에는 철저한 수비 축구를 펼쳤기 때문이다. '좌청용-우재성'이라는 특단의 조치는 선수들의 노력에 비해 좋지 않은 결과로 남게 됐다. / 10bird@osen.co.kr
[사진] 세렘방(말레이시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