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전술을 펼친 한국은 부담이 시리아 보다 더욱 컸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6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세렘방 투안쿠 압둘라만 스타디움서 열린 시리아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차전서 0-0으로 비겼다.
이미 경기 전날부터 잔디에 대한 어려움은 예상됐다. 지난 5일 훈련을 위해 경기장을 방문한 대표팀은 입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경기장 상태가 예상보다 심각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갑작스럽게 경기 장소가 결정되면서 오랜시간 쓰지 않던 경기장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 그라운드 사정은 정상이 아니다.
특히 선수단이 직접 그라운드를 밟아본 결과 투안쿠 압둘라만 스타디움은 소가 뜯어 먹기 좋을 만큼 잎이 넓은 잔디였다. 소위 '카우 그래스(Cow Grass)'라 부른다. 야생 토끼풀이라고 불린다.
특히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대표팀에서는 소위 떡잔디를 경험한 선수들이 많지 않다. 따라서 첫 훈련을 펼칠 때 대표팀은 어려움을 겪었다.
본 경기가 시작되면서도 부담이 생겼다. 돌파가 원활하지 않았고 패스 연결도 쉽지 않았다. 또 내딛는 발의 축이 흔들리면서 강력한 킥도 쉽게 만들지 못했다.
공격적으로 여러방향에서 볼을 받는 한국의 경우 경기를 펼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시리아는 공이 정면으로 오기 때문에 부담감은 줄었다. 따라서 한국은 부담을 갖고 경기를 펼칠 수밖에 없었다.
후반서는 대등한 경기가 이어졌다. 전반서 수비적인 축구를 펼쳤던 시리아는 후반들어 반격을 노렸다. 상대적으로 볼을 잡을 기회가 많지 않았던 시리아지만 공격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결국 한국은 많은 움직임으로 체력이 떨어졌다. 시리아도 마찬가지인 상황이었지만 떡잔디를 비롯해 날씨까지 한국에게 도움을 준 것이 전혀 없었다.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인해 경기장이 변경되면서 생긴 문제였다.
경기 해설을 맡은 이천수 JTBC 해설위원은 "상대는 수비를 하기 때문에 공을 정면으로 받는다. 따라서 큰 부담은 없다. 반면 우리의 경우 공격을 펼치기 때문에 여러 방향에서 볼을 받아야 한다. 또 돌아서야 하는 움직임이 많았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움직임을 펼치기가 어려웠다. 따라서 경기장 잔디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 10bird@osen.co.kr
[사진] 세렘방(말레이시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