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전력외인 김시래(27, 신협상무)가 교체 없이 대회에 나간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대표팀은 오는 9일 이란 테헤란에서 개막하는 2016 FIBA 아시아챌린지에 출격한다. 허 감독체재서 치르는 첫 FIBA 주관 국제대회다. 대표팀은 6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해 결전지로 향했다.
대표팀 전력은 100%가 아니다. 지난 8월 3일 양동근을 대신해 첫 태극마크를 달았던 김시래가 무릎부상으로 뛸 수 없는 상태다. 김시래는 8월 28일 프로아마 최강전 결승전에서 40분 풀타임을 뛰며 21점, 8어시스트를 기록해 신협상무의 우승에 기여했다. 김시래는 MVP에 선정됐다.
그런데 김시래는 29일 튀니지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무릎통증을 호소했다. 그는 30일 정밀검사를 받았고, 5일 전자랜드와의 연습경기서도 결장했다. 허재 감독은 “상태를 봐서 5분이라도 투입하겠다”고 했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는 눈치다.
▲ 박찬희 부상의 아쉬움...김시래 마저
지난해 아시아선수권에서 한국은 6위에 그쳤다. 한국은 5위까지 주어진 올림픽 최종예선 진출권조차 따내지 못했다. 실력부족이 가장 큰 이유였지만 불운도 작용했다. 출국직전 박찬희가 손가락 부상을 당한 것. 결국 박찬희는 대회 내내 1초도 뛰지 못해 마음고생을 했다.
박찬희의 공백이 가장 아쉬운 것은 중국과 2차전이었다. 김동광 감독은 슛 컨디션이 절정이었던 양동근을 무리하게 출전시켰다. 한국은 한 때 22점까지 앞서며 승리를 확신했다. 양동근 대신 들어간 김태술이 부진하자 김 감독은 곧바로 양동근을 다시 썼다. 결과는 한국의 아쉬운 패배였다. 조 1위를 빼앗긴 한국은 8강서 이란을 만나 무너졌다. 양동근도 갈수록 위력이 떨어졌다. 박찬희의 부상이 엄청난 나비효과로 돌아왔다.
아시아챌린지 같은 단기전에서는 매일 연전을 치러야 한다. 12명이 고르게 뛰지 못하면 주전들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김시래가 뛰지 못하는 한 자리의 공백은 매우 크다. 한국은 포인트가드 자원이 김선형, 허훈 두 명뿐이다. 김선형은 “김시래의 부상으로 (허)훈이와 내가 책임감이 커졌다. 아무래도 3명이 뛸 시간을 두 명이 뛰면 체력적으로 더 힘들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아시아선수권에서 가장 마음고생이 심했던 선수는 박찬희였다. 동료들이 힘들어해도 자신이 도울 수 있는 게 없었기 때문. 김시래 역시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대회서 아픈 기억을 남기게 됐다.
▲ 김시래 교체 불허한 FIBA 아시아
김시래 교체에 대해 허 감독은 “김시래를 안고 간다. FIBA 규정상 (교체가) 어렵다”고 밝혔다. FIBA 규정에 따르면 대회개막 일주일 전까지 부상선수가 나올 경우 예비명단에 있는 선수로 교체가 가능하다. 대회 열흘 전 다친 김시래도 규정상 교체가 가능했다.
대한민국농구협회 관계자는 “FIBA 규정상 교체가 가능하다. 그런데 FIBA 아시아가 교체를 못해주겠다고 해서 우리도 황당한 입장이다. FIBA의 하부조직인 FIBA 아시아가 규정을 따르지 않아 FIBA에 강력하게 항의한 상황이다. 허재 감독이 교체를 원한 선수가 예비명단에 없어 그대로 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은 지난 8월 24일 예비명단에 없던 장재석과 정효근을 교체선수로 선발했다. FIBA 아시아는 이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FIBA 아시아는 두 선수의 정보를 공식홈페이지에 업데이트 하지 않는 등 일처리가 엉망이라는 지적을 듣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