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명' 슈틸리케호, 떡잔디 품어야 시리아 넘는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6.09.06 05: 49

의외의 복병이 나타났다. 바로 동남아 특유의 떡잔디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세렘반 투안쿠 압둘라만 스타디움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차전 시리아와 일전을 펼친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시리아와 맞대결을 펼친다. FIFA랭킹 48위인 한국은 105위안 시리아와 대결 보다 더 고민해야 할 거리가 생겼다. 바로 경기장 잔디 상태다.

경기 전 날 5일 훈련을 위해 투안쿠 압둘라만 스타디움을 찾은 대표팀 관계자는 입이 벌어졌다. 경기장 상태가 너무 엉망이었기 때문이다. 갑작스럽게 경기 장소가 결정되면서 오랜시간 쓰지 않던 경기장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 그라운드 사정은 정상이 아니다.
특히 선수단이 직접 그라운드를 밟아본 결과 투안쿠 압둘라만 스타디움은 소가 뜯어 먹기 좋을 만큼 잎이 넓은 잔디였다. 소위 '카우 그래스(Cow Grass)'라 부른다. 야생 토끼풀이라고 불린다. 특히 한국의 축구장처럼 깔끔하게 정리된 유럽잔디와 달리 잡풀이 짓눌려 있거나 솟아 있어 지면도 고르지 않다.
이러다 보니 풀이 누운 곳에서는 볼의 속도가 빨라지고 지면이 울퉁불퉁한 곳에서는 볼이 예기치 않은 곳으로 튈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한국의 축구장은 대부분 켄터키블루그래스다. 훼손됐을 때 회복속도가 빠르고 노면이 일정하게 고른 잔디다. 하지만 동남아지역에서는 기후 때문에 켄터키블루그래스를 심을 수 없다.
켄터키블루그래스는 사계절 푸르고, 롤 잔디 형태로써 훼손될 경우에도 수시로 교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축구 경기나 골프장에도 깔려있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현지 상황은 좋지 않다. 첫 날 훈련을 펼친 말레이시아 이슬라믹 과학 대학교의 잔디도 투안쿠 압둘라만 스타디움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특히 문제는 카우그래스의 경우 비가 오게 된다면 진흙탕으로 변한다는 것. 습도가 높아 이미 축축한 가운데 동남아 특성상 스콜은 짝꿍과 같다. 
경기 날 비가 예고되어 있고 우기인 말레이시아는 자주 비가 내리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경기장 환경이 변할 가능성이 높다.
세대교체가 이뤄진 대표팀에서 카우그래스를 경험한 이들은 많지 않다. 협회 관계자는 "어린 선수들의 경우 동남아 특유의 잔디를 밟은 경우는 많지 않다. 또 선임급 선수들의 경우에도 이런 잔디 경험은 없다"면서 "따라서 시리아전은 경기장 적응도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  10bird@osen.co.kr
[사진] 세렘반(말레이시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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