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판정 끝에 이성열의 득점이 주루사로 번복됐다. 넥센은 결정적 순간 합의판정으로 실점을 막았고, 한화는 합의판정 번복에 울어야 했다.
4일 고척 한화-넥센전. 한화가 3-7로 뒤진 8회초, 다시 추격의 기회를 만들기 시작했다. 선두 이성열이 우측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대타 장민석이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내며 1·2루 찬스를 연결한 것이다. 넥센 선발 스캇 맥그레거의 투구수도 99개로 100개에 육박했다.
무사 1·2루 찬스에 들어선 이용규는 맥그레거의 4구째를 공략, 중견수 앞 안타로 연결했다. 2루 주자 이성열이 3루로 향했고, 바바 토시후미 한화 3루 베이스코치는 오른팔을 힘차게 돌렸다. 과감하게 홈으로 파고들었고, 넥센 중견수 임병욱 역시 재빠른 송구로 승부를 걸었다.
송구는 원 바운드로 홈플레이트 앞 3루 라인선상으로 들어왔다. 포수 박동원이 공을 받았고, 3루 주자 이성열을 자동으로 태그 아웃했다. 그러나 이때 구심을 맡은 김준희 심판위원은 홈 충돌 방지법을 적용, 박동원이 이성열의 주로를 막은 것으로 판단해 세이프를 선언했다. 이성열의 득점으로 한화가 4-7로 추격하며 무사 1,2루 기회를 이어가는 듯했다.
그러자 넥센 염경엽 감독이 나와 홈 충돌에 대한 합의판정을 요청했다. 심판진이 모인 끝에 판정은 세이프에서 아웃으로 번복됐다. 박동원이 홈플레이트를 막고 있었지만 고의로 막은 것이 아니라 송구 방향에 따라 자연스럽게 플레이한 것으로 해석한 것이다. 한화 김성근 감독도 홈플레이트까지 가서 어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이성열의 득점은 주루사로 처리됐다. 한화로선 추격 흐름에서 나온 뼈아픈 미스였다. 한화는 계속된 2사 1·2루에서 송광민의 3루 내야 안타로 만루를 만든 뒤 김태균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을 따라붙었지만, 양성우가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이닝이 끝났다. 8회 안타 3개와 볼넷 2개에도 단 1득점에 그친 것이다.
한화는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하주석과 신성현의 안타로 만든 2사 1,2루에서 이용규의 좌측 1타점 2루타로 5-7까지 추격했다. 동점 주자까지 득점권에 나가며 찬스를 이어갔지만 정근우가 삼진으로 물러나며 무릎을 꿇었다. 결과적으로 8회 합의판정 끝에 득점에서 주루사로 번복된 이성열의 홈 아웃이 너무나도 아쉬웠다. /waw@osen.co.kr
[사진] 고척=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