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지못했지만 존재감은 충분했다.
4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KIA의 경기는 영건들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KIA는 우완 김윤동(23)이 나섰고 롯데는 역시 우완 박세웅(21)이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박세웅은 5⅓이닝 5피안타 2볼넷 4실점, 김윤동은 4⅔이닝 3피안타 3볼넷 3실점이었다. 경기는 KIA의 4-3 승리였지만 누구도 승수를 따내지 못했다.
KIA 김윤동은 올해가 투수 원년이나 다름없다. 외야수로 입단해 투수로 전향했고 경찰청에서 복무했다. 2013년 딱 1경기에 등판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이번이 25번째 경기였다. 스프링캠프부터 힘 있는 직구를 던지는 투수로 KIA의 내일을 짊어진 영건이다. 그러나 확실한 변화구가 없다는 것이 약점이다.
롯데 박세웅은 현재와 미래이다. 작년 kt에서 이적해 31경기에 등판해 2승을 따냈지만 11패를 당했다. 올해는 이날까지 23경기 모두 선발투수로 등판해 7승을 따냈고 10번의 퀄리티스타트를 했다. 경험이 모자라지만 주축투수임에는 분명하다.
박세웅은 1회말 2사후 김주찬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고 이범호에게는 투런포를 내주었다. 포크볼이 제대로 떨어지지 않아 거의 한복판으로 쏠리다 맞았다. 3-2로 앞선 4회에서는 2사후 서동욱에게 던진 투심이 역시 복판으로 들어가는 통에 우월 동점포를 허용했다.
힘있는 직구와 슬라이더는 뛰어났다. 특히 타자 몸쪽으로 휘어들어가거나 살짝 떨어지는 슬라이더가 좋았다.적극적인 승부도 돋보였다. 더욱이 연타를 맞지 않았다. 1회 홈런을 맞고 브렛 필은 삼진으로 잡았냈다. 이후 4회 2사후 서동욱 솔로포를 내줄때까지 무안타로 버텨냈다. 최근 5경기에서 부진했지만 반등에 성공했다.
6회가 문제였다. 1사후 김주찬에게 우익선상으로 빠지는 3루타를 맞고 강판했다. 뒤를 이은 이정민이 이범호에게 적시타를 맞고 3루주자의 홈인을 허락해 실점은 4점으로 불어났다.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한 아쉬움과 함께 8승 사냥도 물거품이 됐다.
김윤동도 5회를 채우지 못했지만 나름 제몫을 했다. 1회는 가볍게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2회초 황재균과 오승택을 연속 볼넷으로 내보낸 것이 화근이었다. 복귀전에 나선 전준우의 노림수에 걸려 초구 직구를 던지다 우월 스리런포를 맞았다. 이쯤되면 무너질 수도 있었다.
이후 5회 2사까지 1안타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버티는 힘을 발휘했다. 마지막 한 뼘이 모자랐다. 2사후 김문호 볼넷과 정훈에게 안타를 맞고 강판했다. 유리한 카운트에서 안타를 맞았다. 기본적으로 뛰어난 직구의 제구가 되었고 슬라이더도 슬슬 들어가기 시작했지만 투구수가 많았다. 볼넷을 줄이고 100개의 투구를 버틸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