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외국인 투수 스캇 맥그레거가 불펜투수 5명이 휴식을 받은 상황에서 이닝이터 역할을 톡톡히 했다.
맥그레거는 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어진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화와 홈경기에 선발등판, 7⅓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7탈삼진 4실점 역투를 했다. 지난달 30일 대구 삼성전에서 5⅔이닝 8실점으로 무너졌던 맥그레거는 이날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 투구로 넥센의 7-5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5승(3패)째 수확.
넥센은 전날 한화전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11-13으로 패했다. 특히 선발 최원태 포함 무려 8명의 투수를 썼다. 염경엽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연투한 마무리 김세현을 비롯해 필승조 이보근·김상수에 금민철·이정훈까지 5명의 구원투수에게 휴식을 줬다. 염 감독은 "선발 맥그레거가 길게 던져주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1회 이용규를 유격수 땅볼 처리한 뒤 정근우에게 좌측 2루타를 맞은 맥그레거는 송광민을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잡았지만 김태균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고 첫 실점했다. 양성우에게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 삼진 잡고 1회 추가점을 주지 않은 맥그레거는 2회 2사 후 이성열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바깥쪽 낮은 커브가 이성열의 배트에 제대로 걸렸다.
차일목을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잡고 2회를 마친 맥그레거는 3회 이용규를 유격수 땅볼, 정근우를 3루 땅볼, 송광민을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이날 경기 첫 삼자범퇴에 성공했다. 4회에도 김태균과 양성우를 컷패스트볼-슬라이더로 연속 삼진 요리한 뒤 김회성을 유격수 땅볼로 다시 한 번 삼자범퇴.
5회 역시 하주석을 좌익수 뜬공, 이성열을 바깥쪽 낮은 직구로 헛스윙 삼진, 차일목을 유격수 땅볼 처리하며 3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기세를 높였다. 4-2로 역전한 6회에는 이용규에게 볼넷을 내준 뒤 송광민에게 우중간 1타점 2루타로 추가점을 허용했지만 더 이상 실점은 없었다. 7회에는 양성우를 우익수 뜬공, 김회성을 투수 땅볼, 하주석을 1루 땅볼로 삼자범퇴하며 안정감을 찾았다.
8회가 고비였다. 이성열에게 우측 2루타를 맞은 뒤 대타 장민석에게도 볼넷을 허용한 맥그레거는 이용규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이때 넥센 중견수 임병욱이 정확한 홈 송구로 2루 주자 이성열을 잡아내 한숨 돌렸다. 맥그레거는 총 투구수 103개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스트라이크 72개, 볼 31개. 최고 152km 직구(39개) 커터(16개)에 최고 144km 고속 슬라이더(30개) 커브(18개)를 적절하게 섞어 던졌다. KBO리그 데뷔 11경기에서 5승째를 거두며 앤디 밴헤켄과 함께 외인 원투펀치로 자리를 굳혔다. 넥센 염경엽 감독도 "맥그레거가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이 보여 고무적이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맥그레거는 "7회까지 투구수를 보고 더 던지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체력적인 부분에서 보완이 필요할 것 같다. 어제(3일) 연장전 경기를 하며 불펜 소모가 많았기 때문에 길게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긴 이닝을 책임지는 건 선발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며 "후반기 몇 경기 안 남았는데 남은 경기도 잘 준비해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사진] 고척=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