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리즈 끝으로 커리어 볼티모어 원정 끝
개인 첫 3홈런 경기 등 좋은 기억 많은 장소
은퇴를 앞둔 마크 테세이라(36, 뉴욕 양키스)가 또 하나의 구장과 작별한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테세이라는 커리어 마지막 한 달을 보내고 있다. 양키스가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승리한다면 조금 연장될 수 있겠지만, 시간이 조금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
홈인 양키 스타디움을 제외하면 이제 들르는 구장마다 마지막이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홈인 오리올 파크 앳 캠든 야즈도 마찬가지다. 오는 5일(이하 한국시간) 경기를 마치면 적어도 정규시즌에는 이 구장에서 다시 뛸 기회가 없다.
그래서 최근에는 가족들도 그가 머무는 곳에 함께하고 있다. 4일 경기 전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그는 “이번에는 가족들이 여기 왔다. 아이들은 아직까지 이 구장에 와본 적이 없었다”라고 이야기했다.
테세이라는 볼티모어와 이 구장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 그는 “볼티모어는 내가 FA였을 때 나에게 오퍼를 했던 팀이기도 하다. 계약 기간과 금액 면에서 나와 계약할 강한 의지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을 이었다. 2008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LA 에인절스에서 뛰며 157경기에서 타율 3할8리, 33홈런 121타점을 올린 그는 FA가 되어 많은 팀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당시 볼티모어는 리빌딩을 해야 하는 팀이었다”라고 선을 그었다. 양키스를 택한 이유를 설명한 것이기도 하다. 양키스와 8년 1억8000만 달러에 계약한 뒤 첫 해인 2009년 그는 타율 2할9푼2리, 39홈런 122타점으로 홈런과 타점 부문 타이틀을 차지하며 팀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안겼다. 아메리칸리그 MVP 투표에서도 2위에 올랐다.
볼티모어의 홈구장은 테세이라에게 추억을 많이 남겼다. 이 구장의 느낌에 대한 질문에 “나에겐 좋은 구장이다”라고 답한 그는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 처음으로 한 경기에 홈런 3개를 친 곳도 여기였다. 타격하기 좋은 곳이라 홈런이 꽤 나왔던 기억이 있다”고 덧붙였다.
은퇴 후 진로 계획이 아직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지도자가 될 생각이 지금으로서는 없다. 계속 야구와 함께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야구를 떠나 있을 것이다. 더 이상 돌아다니고 싶지 않다.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을 즐길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만약 나중에라도 지도자 생활을 시작할 마음이 없다면 유니폼 입은 테세이라를 볼 수 있는 시간은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인터뷰 후 테세이라에게 한국에도 팬이 많다는 것을 알려주자 그는 미소를 보이며 기뻐했다. "고맙다고 대신 전해달라"고 말한 그에게 팬들 중 상당수는 텍사스 시절의 젊은 파워히터로 기억하고 있을 것 같기도 하다고 하자 "박찬호도 기억난다. 정말 좋은 투수였다"며 옛 동료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nick@osen.co.kr
[사진] 볼티모어=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