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 PD “조용필·나훈아, 전설로 꼭 모시고 싶다” [인터뷰②]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6.09.05 09: 49

이제는 ‘신인가수 등용문’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황치열부터 알리, 손승연 등 이제는 ‘대세’가 되어버린 이들에게 기회가 되어줬던 ‘불후의 명곡’은 지금도 여전히 새로운 ‘원석’을 발굴하려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이처럼 귀신같은 섭외 능력을 자랑하는 KBS 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에 대한 모든 것을 이태헌 PD를 통해 들어볼 수 있었다. 과연 ‘불후의 명곡’이 전설과 그의 무대를 꾸밀 가수들을 섭외하는 기준은 무엇인지, 또 살펴보자.
- 무대를 꾸미는 가수를 섭외하는 기준이 무엇인가.

“그날 출연하는 ‘전설’에 맞춰서 섭외하거나 음악에 어울릴만한 팀을 섭외한다. 최근에는 젊은 가수들도 많이 부르고 장르도 더욱 다양하게 섭외하려고 하고 있다. 물론 보컬리스트가 주가 되지만, 국악하시는 분들도 있고 신인들도 많이 나온다. 최근 음악 예능이 많이 생겼는데, 우리는 다른 프로그램보다 신인에게 무대를 많이 만들어주는 편이다. 명곡들을 신인이 재해석한다는 의미에서 익숙함 속에 신선함이 있는 것 같다. 그 덕분에 장수 프로그램임에도 시청률이 나쁘지 않다.”
- 매회 특집의 주제가 되는 ‘전설’도 섭외 기준이 따로 있나.
“프로그램 자체가 예전 노래들을 재해석해서 무대를 꾸며 관객들의 호응을 얻는 것이기 때문에 옛날 전설분들이 주로 나오셨지만, 최근에는 비교적 젊은 전설들도 계속 섭외 중이다. 20대 시청층도 포용해야한다는 생각 때문에 2000년대 초반 가수분들도 섭외하고 장르도 다양하게 하려고 노력 중이다.”
- 아직 출연하지 않은 전설 중 섭외하고 싶은 가수가 있나.
“자랑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탐나는 가수 분들은 거의 다 섭외할 수 있다. 다만 지금 방송을 하지 않는 가수분들 중에 나훈아, 조용필 선생님들을 꼭 전설로 모시고 싶은데 워낙 잘 움직이시지 않는 분들이라 섭외가 어렵다.”
- 현장에서 후배들의 무대를 본 전설들의 반응은 대부분 어떠한가.
“일단 섭외 요청을 드렸을 때부터 좋아하시고, 후배들을 노래를 듣고 좋아하시며 항상 고맙다고 하신다. ‘후배들이 너무 잘해서 요즘 태어났으면 가수 못할 것’이라고 말한 분도 계신다. 실제로 너무 흐뭇해하시면서 나중에 후배들 밥이라도 사고 싶다고 하시기도 했다. 대체로 끝나고 나면 분위기가 훈훈하다. 어떤 프로그램은 지쳐서 끝나서 기분 안 좋게 방송을 마무리하기도 하는데, 우리는 항상 현장에 큰 어른이 계시니까 그런 게 없다. 관객분들도 전설들이 기립박수 치면서 기뻐하는 리액션을 보시고 좋아하시더라.”
- ‘불후의 명곡’에는 아이돌 출연자들 역시 많았는데, 그중 기억에 남는 실력자가 있나.
“우리 프로그램에는 아이돌 중에서도 주로 보컬라인 멤버들이 나온다. 요즘 아이돌들은 워낙 수준이 높기 때문에 보컬만 따로 나오면 관객들이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다. ‘아이돌이 해봤자 얼마나 하겠어’하고 왔다가 실력에 놀라는 거다. ‘불후의 명곡’에 나오는 아이돌들은 자신의 팀을 대표해서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연습을 진짜 많이 한다. 가장 잘한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단독으로 나온 멤버 중에 씨스타 효린이랑 EXID 솔지가 기억에 남는다. 둘 다 감성적인 노래를 했는데 차분한 노래를 너무 좋아서 호응이 좋았다. 인피니트 우현도 지금 아이돌 최고 점수인데, 몰입을 되게 잘해서 노래가 끝나면 한참 울기도 한다. 강남은 워낙에 예능인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이 친구가 여기 나와서 음악성을 보여줬다. 일본에서 락밴드 생활도 했고 욕심도 많다. 색소폰도 일주일 내내 연습해서 보여주더라.”
- 김승우처럼 의외의 출연자들도 있었는데, 따로 섭외를 요청한 건가.
“예전에 ‘김승우의 승승장구’를 연출해서 워낙 친분이 있었다. 그 당시 회식을 할 때마다 항상 동네 노래방을 갔다. 그때 김승우 씨의 노래를 딱 들었는데 목소리도 좋고 워낙 노래 부르는 걸 너무 좋아한다. 그래서 이번에 ‘불후의 명곡’을 하면서 그 분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해서 섭외했는데, 흔쾌히 응해주셨다. 원래는 형수님도 같이 나오라고 했는데 음치라고 거절하셨다. 김승우 씨가 무대 하고나서 ‘이래서 가수하는 구나’라며 다음에 한 번 더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관객분들도 좋아하시고. 가끔이지만 색다른 특집도 재밌는 것 같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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