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 PD “동시간대 ‘무한도전’ 팬이다, 경쟁 상대 NO” [인터뷰①]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6.09.05 09: 49

굴지의 국민 예능 ‘무한도전’과 맛깔 나는 먹방을 내세운 ‘3대천왕’ 사이에서도 변함없는 매력으로 살아남은 프로그램이 있다. 지난 2007년 첫 방송을 시작해 벌써 10년째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불후의 명곡’이 그 주인공이다.
KBS 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는 후배 가수들이 ‘전설’이라 불리는 선배 가수들의 다양한 명곡을 재해석해 부르는 프로그램으로, 가창력이 입증된 가수들을 위주로 꾸며지는 무대 덕에 시청자들로부터 그 완성도와 퀄리티를 어느 정도 인정받고 있는 음악 예능이기도 하다.
덕분에 ‘불후의 명곡’은 10년째 꾸준한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으며, 시청층의 주를 이루는 중장년층 사이에서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과연 ‘불후의 명곡’이 장수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성과를 누릴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지 연출을 맡고 있는 이태헌 PD를 OSEN이 만나 대해서 직접 들어봤다.

- 동시간대인 MBC ‘무한도전’과 SBS ‘삼대천왕’의 활약 사이에서도 살아남은 비결은 무엇인가.
“‘무한도전’이나 ‘3대천왕’을 경쟁상대로 생각 안 한다. 엄연히 프로그램의 장르가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 하던 거 하면 된다. 물론 ‘무한도전’이 이번에 ‘무한상사’를 하거나 무슨 특집을 한다고 하면 두렵다. 하지만 연출자로서 빨리 중심을 찾고 우리가 원래 가던 길로 가면 된다고 생각해야한다. 오히려 그런 파도들에 휩쓸리거나 피하려고 하면 우리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힘들다. 특히 ‘무한도전’은 개인적으로도 너무 팬이고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지만 크게 영향 받지는 않는다는 거다. 어차피 한국 예능 1위이지 않냐(웃음). 또 ‘3대천왕’도 저력이 있는 프로그램이라 파트너로서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많이 긴장하고 있지만 우리는 우리 갈 길을 꿋꿋이 가려고 하고 있다. 다른 프로그램에 흔들렸으면 여기까지 못 왔을 것 같다.”
- 장수프로그램으로서 가지는 책임감이나 부담도 있을 것 같다.
“전임자로부터 이 프로그램을 넘겨 받은지 1년째라 책임감을 되게 많이 느낄 수밖에 없다. 프로그램도 새로운 느낌도 줘야 하고 음악적으로나 전설 섭외도 새롭게 선보여야 한다. 다행히 아직까지 시청률이 급감했다거나 광고가 빠진 건 없다. 앞으로 프로그램에 또 다른 색깔을 입혀서 신선함을 줄 예정이다. 결국은 새로움이라는 건 새로운 신인을 발굴하는 것이다. 황치열, 손승연, 알리 등 우리 프로그램을 통해 유명해진 경우가 많았다. 가수도, 전설도 새로워야 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돌파구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 앞으로 ‘불후의 명곡’이 추구하고자하는 방향은 무엇인가.
“사실 이제는 할 수 있는 건 거의 다 했다. 결국 이전에 안 했던 ‘젊은’ 전설을 찾아보는 게 관건이다. 이제 90년대 전설이라고 해도 벌써 20년 전이다. 젊은 전설과 과거 전설 중에서 아직 못했던 전설 섭외에 노력할 것이다. 또한 실력 있는 얼굴들을 많이 발굴해서 시청자 분들께 좋은 가수를 소개하는 일이 우리의 방향을 유지해나가는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새로운 장르를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재즈나 힙합, 혹은 대중적이지 않은 민속음악이랄지 새로운 장르를 기존 노래하고 매칭시켜서 시너지를 내는 게 돌파구라고 본다. 물론 새로운 시도는 시청률과 항상 충돌이 나긴 한다. 시청률에 대해 신경 안 쓸 수는 없지만 그걸 양보하더라도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주는 게 장수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화제성과 시청률을 골고루 가져갈 수 있는 방법은 항상 고민 중이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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