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우의 적정 타순, 롯데의 새로운 고민과 기대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6.09.04 07: 32

말 그대로 5강의 희망을 갖추기 위한 천군만마다. 그러나 천군만마라고 하더라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경찰청에서 갓 전역한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전준우(30)의 얘기다.
전준우는 지난 3일 21개월 간의 경찰청 복무를 마치고 팀에 복귀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전준우를 비롯해 경찰청에서 제대하는 내야수 신본기, 포수 김사훈을 모두 1군 엔트리 활용하겠다는 뜻을 일찌감치 밝혔다. 
이들은 3일 전역식을 한 뒤 곧장 광주 KIA전에 합류해 유니폼을 입고 덕아웃에 등장했다. 당장 4일부터는 1군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무래도 가장 관심이 모아지는 쪽은 외야수 전준우다. 복귀 타이밍이 적절했다. 사실상 없는셈 쳐야 하는 외국인 선수 저스틴 맥스웰의 부상 공백으로 인해 롯데의 중견수 자리는 무주공산이었다. 그 누가 들어와도 외국인 선수의 공백을 쉽사리 메울 수는 없었다.
하지만 전준우의 복귀로 고민은 일단락됐다. 전준우만한 복귀 전력도 없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88경기 타율 3할6푼9리(271타수 100안타) 16홈런 92타점의 성적을 올렸다. 전역 막바지에 치른 10경기에서 타율 4할7푼8리 4홈런 10타점을 몰아치며 감각을 끌어올렸다. 
일단 조원우 감독은 "전준우가 가세해 큰 힘이 된다"면서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팀의 중심을 잡아줬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표현했다. 공격과 수비 모두 플러스 알파 자원임에는 분명하고, 그동안 성과도 보여줬다.
수비 포지션은 중견수로 별 이견이 없다. 그러나 타순을 얘기할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일단 조원우 감독은 "상위 타선은 좀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며 전준우의 타선에 대해 고민을 해보겠다는 입장. 결국 어느 타순에 포진해야 시너지와 파괴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전준우가 '스타'로 발돋움했던 지난 2010년, 호타준족의 중장거리포를 갖춘 외야수로 이름을 알렸다. 타율 2할8푼9리 19홈런 57타점 16도루 장타율 5할3리로 한때 롯데 최초의 20홈런-20도루 클럽의 유력한 후보자로 거듭났다. 그러나 커리어 하이 시즌이던 2011년, 전준우는 타율 3할1리 11홈런 64타점 97득점 23도루를 기록했다. 리드오프로 나서면서 장타력보단 출루와 컨택, 빠른발을 활용하는데 초점을 뒀다.
이후 2시즌은 전준우의 장점을 모두 살리지 못한 기간이었다. 2013년 타율 2할5푼3리, 2014년 2할7푼5리에 머물렀고 도합 14개의 홈런을 때려내는데 그쳤다. 장타력과 정확성 어느 곳에도 초점을 맞추지 못했다. 다만 군입대 직전시즌이던 2014년 타율 2할9푼2리 14홈런을 기록, 장타력이 다소 살아나는 기미를 보였다. 
일단 전준우는 다재다능하고, 어느 타순에 갖다 놓아도 그에 맞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반대로 얘기하면 이 장점들을 모두 활용하지 못한 채 어정쩡한 위치로 남겨놓을 수 있다는 점은 위험부담이 크다. 
가장 유력한 타순은 2번 혹은 6번부터 시작하는 하위 타선이다. 2번에 포진해 리드오프와 중심 타선의 연결고리 역할을 맡길 수 있다. 출루와 컨택 능력을 극대화해 강한 2번 타순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현재 2번 타순으로 나서는 정훈을 하위 타선으로 옮겨서 배치해 타선을 강화할 수 있다. 6번 타순 혹은 하위 타순에서는 중심 타선의 연장선으로 활약해 중장거리포를 기대할 수 있다. 
이제 전준우의 올바른 활용법은 조원우 감독에게 온전히 맡겨졌다. 과연 조원우 감독은 전준우의 어떤 매력에 초점을 맞춰 활용가치를 높일 수 있을까. 전준우의 적정 타순에 대한 새로운 고민, 그리고 가을 야구에 대한 마지막 희망과 기대가 시작됐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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