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불펜 투수 채병용(34)이 이틀 연속 2⅔이닝을 던지는 투혼을 발휘했다. SK는 3연패를 끊고 5위 자리를 되찾았다. 채병용의 투지가 SK 분위기를 끌어올릴까.
채병용은 3일 마산구장 NC전에서 9회 1사 1,2루에서 마무리 박희수에 이어 등판했다. 박희수가 2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해 7-7 동점을 허용한 상황.
전날 넥센전에서 2⅔이닝 53개의 공을 던진 채병용이 마운드로 올라왔다. 마무리가 무너지자 SK 불펜에서 믿을맨은 채병용 뿐이었다.
채병용은 끝내기 위기에서 윤병호와 황윤호를 연거푸 뜬공으로 처리해 위기를 넘겼다. 연장 11회까지 NC 타자 8명을 퍼펙트 피칭으로 돌려세웠다. 전날 53개의 공을 던진 투수라곤 믿기지 않는 구위였다. 특히 10-7로 앞선 11회 1사 후 강타자 테임즈는 너클볼로 헛스윙 삼진 아웃을 잡아낸 장면은 백미였다. 포수가 제대로 잡지 못해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처리했다.
전날 2일 넥센전에선 선발 임준혁이 1회 1아웃만 잡고 6실점하고 강판되자, 채병용은 2번째 투수로 올라왔다. 투구수가 40개를 넘어가면서 스리런 홈런 등을 맞으며 4실점 했다. 50개를 넘게 던진 다음날, 채병용은 등판을 자원했다.
그는 경기 후 "어제(넥센전) 많은 투구 수를 기록했지만, 컨디션이 나쁘지 않아 언제든지 상황이 되면 나가겠다고 했다. 체력 부담은 없다"며 "연패를 끊는 승리에 보탬이 돼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지난 겨울 FA 계약(2+1년, 총 10억 5000만원)을 한 채병용은 올 시즌 불펜에서 마당쇠 역할을 하고 있다. 10승 투수가 한 명도 없는 팀내에서 6승(1패) 2세이브 9홀드를 기록 중이다. 숫자로 드러나지 않는 공헌도는 더 많다. 62경기에서 75⅓이닝을 던지고 있다.
한화의 '혹사 3총사'(권혁, 송창식, 박정진)를 제외하고는 불펜 투수 중 가장 많은 경기에 나왔고,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지는 투수가 바로 채병용이다. 몸값 대비 아주 뛰어난 활약을 하고 있는 FA다.
이틀 연속 2⅔이닝은 분명 무리한 등판이었다. 김용희 SK 감독은 "3연패를 끊기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며 "어제 많은 투구 수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상황에서 나간 채병용이 최고 수훈 선수"라고 고마워했다. 이어 "선수단 전체에 긍정적인 메시지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채병용의 투혼으로 SK가 5위 자리를 계속 지켜나갈 지 기대된다 .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