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3G 연속 마운드 보직 파괴 운용
이재우, 4일 넥센전 시즌 첫 선발등판
한화의 마운드 보직 파괴 야구가 계속 된다. 구원 카스티요, 마무리 이태양 강수에 이어 선발 이재우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한화는 지난 3일 고척 넥센전에서 연장 11회 난타전을 벌인 끝에 13-11 역전승을 거뒀다. 전날 구원 투입된 심수창이 선발등판했고, 선발 윤규진이 불펜에서 대기하다 심수창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구원등판했다. 13-11 리드를 잡은 11회에는 선발 이태양을 깜짝 마무리로 기용했다. 이태양은 1이닝 삼자범퇴로 데뷔 첫 세이브를 올렸다.
당초 이태양은 4일 넥센전 선발로 나설 차례였다. 그러나 경기가 너무 급박하게 흘렀다. 마무리 정우람이 2일 대전 LG전 2이닝 40구에 이어 3일 넥센전에도 2이닝 37구로 힘을 소모한 상태. 김성근 감독은 고심 끝에 다음날 선발 이태양을 끌어 썼다. 당장 눈앞에 앞서고 있는 경기를 쉽게 놓칠 수가 없었다.
이태양의 마무리에 힘입어 2연승에 성공한 한화이지만 이튿날 선발이 비어버렸다. 김성근 감독의 선택은 9월 확대 엔트리에 맞춰 1군 복귀한 베테랑 우완 이재우. 3일 넥센전에서 8회 1이닝 동안 17개 공을 던지며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구원등판 이후 휴식일 없이 곧장 선발등판을 명받았다.
이재우는 올 시즌 한화 이적 후 1군 12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6.38을 기록 중이다. 통산 354경기 중 선발로는 38경기만 나섰다. 거의 대부분 커리어를 불펜투수로 보냈다. 선발로 나선 38경기 성적은 12승8패 평균자책점 4.99. 가장 최근 선발은 지난해 8월23일 두산 소속으로 수원 kt전에서 2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그로부터 378일 만에 갑작스럽게 선발등판의 기회를 잡게 됐다.
올 시즌 2군 퓨처스리그에서 이재우는 선발로 7경기를 던졌다. 최대 6이닝을 던진 적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긴 이닝을 끌고 가기는 쉽지 않다. 마무리로 1이닝 11개의 공만 던진 이태양을 비롯해 여러 투수들이 불펜 대기할 가능성이 높다. 이틀 전 구원 3이닝 45구를 뿌렸던 파비오 카스티요도 3일 넥센전 경기조에서는 제외됐지만 하루 휴식을 취한 만큼 상황에 따라 투입될 수 있다.
한화의 보직 파괴는 사실 시즌 초반부터 이뤄져 왔지만, 매경기가 결승전이 된 지금은 수시로 보직 파괴가 일어나고 있다. 지난 2일 LG전에서 외국인 선발 카스티요가 구원으로 깜짝 투입돼 3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그 여파로 3일 넥센전에서 선발 심수창에 마무리 이태양까지 보직 파괴가 3경기 연속 연쇄적으로 이뤄졌다. 일단 앞선 2경기를 모두 잡으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김성근 감독은 3일 경기 승리 후 "벼랑 끝에서 한화다운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5위 SK와 격차는 2경기로 다시 가시권에 들어왔다. 이제 남은 시즌은 24경기뿐. 적다면 적지만 반대로 많다면 많은 경기수다. 잔여 24경기에서 한화의 보직 파괴 운용이 얼마나 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
[사진] 고척=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