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스포츠 어떻게 변해야 하나] ⑤ 아시아로 커가는 한류 프로 스포츠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6.09.04 06: 00

프로 스포츠가 점차 아시아로 뻗어가고 있다. 아시아를 강타하고 있는 ‘연예계 한류’에 이어 스포츠에서도 한류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한류는 한국 대중문화의 열풍에서 시작됐다. 1990년대 중후반부터 TV 드라마, 이후 가요가 아시아의 중심으로 자리 잡으며 새로운 소비 시장이 생겨났다. 단순히 연예계 한류뿐만 아니라 각종 제품, 음식 등 포괄적인 의미에서 한류라는 단어가 사용된다. 스포츠도 마찬가지다. 이전부터 새로운 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수단으로 스포츠 교류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단순한 스포츠 용품부터 서비스업까지 가능성은 충분하다.
현재 각종 스포츠에서 아시아 국가들과의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일례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중국봉구협회(CBAA)와 지속적인 교류를 하고 있다. 두 단체는 지난해 중국 야구시장 저변 확대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포스트시즌에 중국 관광객을 초청했고 올해는 부산시 기장군에서 중국 유소년 선수들을 초청해 야구 캠프를 진행했다. 또한 중국 인터넷 스트링 서비스를 통해 KBO리그를 중계하는 등 ‘한국 야구’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KIA 타이거즈도 몽골에 한국 야구를 전파하고 있다. 몽골 유소년 야구 대회, 야구 캠프를 개최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라오스에 야구를 전파한 이만수 전 SK 와이번스 감독도 비슷한 사례다. 재능 기부를 통해 한국 야구를 아시아에 알리고 있는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프로축구에서 중국에 진출하는 선수들과 감독 등도 또 하나의 한류가 될 수 있다. 다만 스포츠 전파의 경우에는 친선 그 이상의 파급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정희윤 프로스포츠협회 전문 위원은 “야구를 전파하는 등의 각종 교류는 친선, 우호, 외교에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저개발 국가를 지원하는 것은 다른 파급 효과를 내기는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선 ‘스포츠 산업’으로 접근해야 한다. 정 위원은 “스포츠 산업이라면, 중국이 타깃이 돼야 한다. 중국은 가장 큰 소비 시장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 위원은 “야구의 경우에는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은 일찌감치 지도자를 파견하고 중국에 투자했다. 한국은 굉장히 후발 주자라 쉽지는 않다. 틈새를 파고들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나마 야구 교류에서의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정 위원은 “다른 스포츠에서 태권도는 우리가 종주국이고 양궁은 잘 하기 때문에 (교류에서)장점이 있다. 구기 종목 중에선 야구가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교류를 확대하기 위한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정 위원은 LA 다저스의 비즈니스 모델을 언급했다. 그는 “가장 성공한 모델은 다저스다. 박찬호, 류현진을 영입했고 중계권, 교민들의 티켓 구입, 기념품 등으로 선수들의 몸값은 충분히 상쇄했다. 따라서 야구로 치자면 중국 선수를 수입하는 방법이 가장 좋다. 그래야 관심이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제한이 문제다. 만약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 싶다면 규정부터 풀어야 한다. 그것도 쉽지는 않다. 당장 KBO에서 규정을 풀어도 선수들이 중국을 나오는 내부 절차가 까다롭다”라고 설명했다. “단 기간 내에는 어렵다”는 게 정 위원의 말이다.
아시아 국가끼리 정기전을 치르는 것도 교류 확대의 좋은 방안이다. 야구는 현재 아시아시리즈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소위 말해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정 위원은 “스폰서를 구하기가 어렵다. KBO, KBA에서 해야 할 행사인데, 자체적으로 비용을 부담할 재정 상태가 안 된다. 중계권이 같이 따라와야 하는데 재미가 있어야 중계권이 의미가 있다. 그 카드는 한일전 뿐이다. 현재로선 흥행에 승산이 없다”라고 말했다. 즉 시청자들이 찾을 만한 재미있는 이벤트가 되는 것이 우선이다.
또 하나 꾸준히 논의되고 있는 것은 K-POP과 스포츠의 혼합이다. 정 위원은 “케이팝과 스포츠를 엮어서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케이팝의 경우에는 비주얼이 확실하고 퍼포먼스가 눈에 띈다. 반면에 스포츠는 알리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또 공감대를 얻는 게 어렵다”라고 했다. 아울러 “KLPGA 같은 경우는 베트남에서 골프 아카데미를 열면서 한류 스타와 함께 진행했다. 하지만 그럴 경우에는 스포츠가 부수적인 게 될 수 있다. 메인이벤트가 되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역시 고민해봐야 할 과제다.
여전히 중국 시장에 대한 조사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분명 최고의 소비 시장이지만 공략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 정 위원은 “치밀하게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또 중국은 오래돼야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가능성이 큰 만큼 연구는 계속돼야 한다. 아울러 아시아 선수 영입 등 한국의 프로 스포츠를 알릴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안들을 하나씩 추진해 볼 때이다. 단기간에는 어렵지만 언젠가는 풀어야 할 숙제다. /krsumin@osen.co.kr 
[사진] 넥센 히어로즈의 홈구장인 고척돔(위)과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 커브스의 홈구장인 리글리 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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