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경기 연속 선발승으로 되찾은 안정
"마운드에서 볼넷 안 주려는 생각만"
kt 위즈 우완 투수 주권(21)이 다시 반등하고 있다. 시즌 초 토종 에이스의 그 모습이다. 주권은 스스로 올 시즌 가장 큰 변화에 대해 “여유가 생긴 것과 서클 체인지업”이라고 말한다.
주권은 팀 내 최고 유망주 중 한 명이다. 지난 시즌에는 15경기에 등판해 2패 평균자책점 8.51을 기록했다.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 어깨 통증으로 중도 귀국했고 결국 부상으로 아쉬운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올해 팀 내 최고 토종 투수가 됐다. 데뷔 첫 승을 완봉승으로 장식했고 3일 수원 LG 트윈스전에선 시즌 6승(6패)을 따냈다. kt 토종 투수 중 선발로 단일 시즌 최다승이다. 올 시즌에는 가장 많은 109⅓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시즌 내내 좋았던 건 아니다. 7월 4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7.45를 기록했다. 한 동안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다.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하다 보니 지치는 시점이 왔다. 그러나 최근 다시 2연승으로 반등하고 있다. 주권은 “직구는 초반보다 힘이 빠지긴 했다. 그런데 저는 빠른 스피드의 공이 아니기 때문에 공이 가운데 들어가면 맞아 나간다. 결국 스트라이크존 끝에 들어가야 진짜 좋은 것이다. 최근에는 변화구도 그렇고 제구가 잘 됐다”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100% 컨디션이 아님에도 수준급 경기 운영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조찬관 스카우트 팀장 역시 “마운드에서 여유가 많이 생겼다. 원래 제구는 좋은 선수다”라고 평가했다. 자신감이 생기니 원래의 제구가 돌아오고 있는 것. 여기에 올 시즌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는 것이 호투의 요인 중 하나다. 시즌 초에는 슈가 레이 마리몬을 보면서 변칙 투구를 익혔고 서클 체인지업을 장착하며 투구 패턴을 다양하게 가져가고 있다.
주권은 “변칙 투구는 정명원 코치님이 한 번 해보라고 하다. 처음 해봤을 때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밸런스도 무너지지 않았고 연습할 때 계속했다. 변화구를 던질 때도 변칙 투구를 연습하니까 점차 공이 잘 들어갔다. 그래서 경기 때 쓰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구종을 두고는 “원래 슬라이더, 투심, 패스트볼 정도 밖에 없었는데, 코치님이 서클 체인지업을 던져보라고 하셔서 던졌다. 그게 제일 도움이 됐다. 서클 체인지업이 없었으면 지금 이 정도로 던지진 못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주권은 지난 시즌과 비교에 대해 “마운드에서 여유가 생긴 것, 자신감이 제일 큰 것 같다. 이제 1군에서 던져도 별로 긴장되는 게 없다”라고 덧붙였다. 주권은 지난해 엄상백에 이어 100이닝을 돌파했다. 하지만 그는 “이닝을 그렇게 신경 쓰는 편은 아니다. 정말 가식이 아니라 팀이 이기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저번에는 (이)진영 선배님이 쳐줘서 이겼고 이번에는 (이)대형 선배님이 쳐주셔서 이길 수 있었다”라고 답했다.
특별히 신경 쓰는 기록도 없다. 주권은 “마운드에 올라가면 다른 것 보단 볼넷을 최대한 안 주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