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화력 아데박’ 오히려 서울의 독인가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09.04 06: 36

한중전 후반전의 악몽이 FC서울에게 재현됐다. 
FC서울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29라운드에서 추가시간 김승준에게 실점하며 울산 현대와 2-2로 비겼다. 2위 서울은 승점 49점에 머물렀다. 울산(승점 41점)은 5위서 3위로 점프했다. 
누구도 서울의 승리를 의심하지 않았다. 서울은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고광민과 아드리아노의 연속골이 터졌다. 후반전 시작 후 단 7분 만에 두 골을 몰아쳤다. 전반전 다소 답답했던 공격이 한 번에 뻥 뚫렸다. ‘아데박 트리오’의 활약이었다. 

서울은 후반전 막판까지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데얀은 위력적인 중거리포를 터트리며 울산을 위협했다. 황선홍 감독은 후반 17분 아드리아노를 빼고 고요한을 넣었다. 울산은 후반 37분 하성민이 퇴장을 당해 수적 열세까지 안고 있었다.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후반 44분 투입된 정재용이 김승준에게 기막힌 패스를 넣어줬다. 수비수를 등지고 공을 받은 김승준은 절묘한 개인기로 노마크가 됐다. 김승준의 극적인 동점골이 터져 울산이 패배에서 벗어난 순간. 다잡은 승리를 놓친 황선홍 감독은 망연자실했다. 
이틀 전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 한국 대 중국전을 연상시켰다. 먼저 세 골을 넣은 한국은 후반전 내리 두 골을 허용하며 쫓겼다. 막판 15분에는 허둥지둥 골을 막는 모습도 보였다. 중국이 패했음에도 ‘한국이 예전같지 않다’는 허세를 떨만한 내용이었다. 
서울도 비슷하다. 막강화력을 자랑하는 서울은 오히려 두 골을 먼저 넣고 집중력이 크게 떨어졌다. 언제든지 득점을 터트릴 수 있는 선수가 셋이나 있다는 사실이 선수들에게 안일함을 안겨준 것일까. 추가시간에 돌입하면 선수들은 작정하고 ‘잠그기’에 나선다. 이 때 실점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울산은 서울의 빈틈을 놓치지 않고 일격을 가했다. 
경기 후 대노한 황선홍 감독도 선수들의 정신력을 지적했다. 화려한 공격력만 믿고 끝까지 수비하는 것을 게을리 했다는 것. 황 감독은 “내가 원하는 축구는 이런 축구가 아니다. 더 열정적으로 해야 한다. 더 싸워야 한다. 더 과감하게 앞으로 전진해야 한다. 상당히 불만족스럽다”며 얼굴을 붉혔다. 
골잡이 세 명이 동시에 뛰는 ‘아데박’의 선발투입도 재고의 여지가 있다. 황 감독은 “상대가 수비에서 부담을 느끼는 조합이라는 강점이 있다. 다만 수비가 한정될 수 있다. 상대팀에 따라 조합을 생각해야 한다. 인내를 갖고 하고 있다.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다. 적절한 시기에 변화를 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같이 뛰는 아데박의 화력은 물론 위력적이다. 데얀(13골)과 아드리아노(13골)는 무려 26골을 합작하고 있다. 다만 다득점은 선수들의 집중력을 흐리게 할 수 있다. 90분 내내 끝까지 뛰는 집중력이 요구되는 서울이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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