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팬들의 관심이 박성현(23, 넵스)과 미국의 렉시 톰슨(21)이 펼치는 맞대결에 쏠려 있는 사이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승부사들이 속속 명함을 들이미는 모양새다.
3일 충남 태안의 골든베이 골프앤리조트(파72, 6,546야드)에서 벌어진 KLPGA 투어 ‘한화금융 클래식 2016’(총상금 12억 원, 우승상금 3억 원) 3라운드는 허윤경(26, SBI저축은행), 박재희(21), 김지현2(25, 롯데)가 두각을 나타내며 판세를 뒤흔들었다.
렉시 톰슨과 박성현이 펼치는 샷 대결은 여전했지만 스코어는 특별한 게 없었던 가운데, 허윤경 박재희가 내던진 카드가 만만찮은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이날 허윤경의 활약은 대단했다. 골든베이의 까다로운 조건에서 이글을 두 개나 잡았다. 파5 4번홀에서는 퍼팅으로 이글을, 파5 14번홀에서는 칩샷으로 이글을 기록했다. 이글 2개, 버디 4개, 보기 2개를 적어낸 허윤경은 이날 6타를 줄여 중간합계 5언더파로 단독 선두가 됐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허윤경은 “하루에 이글 2개를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퍼터로 이글을 잡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허윤경이 4번홀 이글을 잡을 때의 상황도 재미있다. 이날은 허윤경의 예비 신랑과 예비 시부모가 경기장을 찾았는데, 예비 시어머니가 미리 4번홀에 가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세컨샷을 하기 직전 “허윤경 파이팅!”을 크게 외쳤는데, 그 응원을 듣고 친 샷(유틸리티)이 핀 2.5미터에 붙어 퍼팅이글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최근 3주간을 쉬면서 태안 인근에서 연습을 했다. 바람에도 많이 익숙해져서 그런지 마음이 편했고, 성적도 잘 나왔다”는 허윤경은 “내일도 예비 시댁 식구들을 응원오라고 해야겠다”고 말했다.
데뷔 2년차인 박재희는 버디 6개, 보기 3개로 3타를 줄여 이날 1타를 줄인 김지현2와 더불어 공동 2위에 올랐다.
박성현은 10번홀 더블보기에 ‘슬로 플레이’로 벌타까지 받는 불운을 겪었다. 보기 2개, 버디 3개로 전반홀을 마무리 한 박성현은 마의 10번홀에서 드라이버샷이 우측 오비지역으로 날아가고 말았다. 전날 2라운드에서는 좌측 러프지역으로 빠져 더블보기를 기록했던 홀이다.
티샷 실수로 더블보기를 기록한 박성현은 11번홀 버디로 분위기를 전환하는가 했는데, 13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전환에 실패했다. 더군다나 이 과정에서 주어진 경기 시간을 과하게 사용해 ‘슬로 플레이’ 벌타를 14번 홀에서 받았다. 더블보기 1개, 버디 5개, 보기 5개를 적어낸 박성현은 이날 74타를 쳐 중간합계 1언더파, 공동 10위로 순위가 밀렸다.
렉시 톰슨은 버디 3개, 보기 4개로 1타를 잃어 박성현과 마찬가지 중간합계 1언더파가 됐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