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택, 8월 11일 2000안타 달성 후 타율 0.452
타격왕 가시권...하지만 "팀이 승리가 타격왕보다 훨씬 중요하다" 다짐
LG 트윈스 프랜차이즈 스타 박용택(37)이 시즌 막바지 더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가장 중요한 시기 맹활약을 펼치며 개인 타이틀 수상도 가능하다.
박용택은 지난 2일까지 시즌 타율 3할6푼1리(427타수 154안타)를 기록, 타율 부문 리그 3위에 자리 중이다. 1위 최형우와는 2리 차이로 언제든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 2009시즌 이후 7년 만의 타격왕 타이틀을 노릴 수 있게 됐다.
박용택에게 올 시즌은 이미 ‘대기록의 해’다. 지난 8월 11일 잠실 NC전에서 개인 통산 2000안타를 달성, KBO리그 통산 6번째로 2000안타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1일 대전 한화전에선 5년 연속 150안타 신기록도 세웠다. 매일 시계를 거꾸로 돌리며 자신의 이름을 새기는 박용택이다.
흥미로운 부분은 박용택의 타격 페이스가 대기록 달성과 함께 더 올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박용택은 2000안타 다음날인 8월 12일부터 지난 2일 경기까지 타율 4할5푼2리(62타수 28안타)를 기록 중이다. “2000안타는 과정”이라고 말했던 것을 그대로 실천, 2000안타가 타격 페이스 상승의 기폭제가 됐다. 5년 연속 150안타 달성 다음날인 2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4타수 4안타로 매 타석 안타를 날렸다.
박용택은 후반기를 시작하며 대기록과 타율의 상관관계를 이야기한 바 있다. 박용택은 지난 7월 19일 고척 넥센전을 앞두고 “2000안타를 언제 달성하느냐에 따라 내 타율도 달라질 수 있다. 2000안타 달성 시점이 빨라지면 타율이 3할6푼대까지 향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덧붙여 “대충 계산해봤는데 2, 3주 안에 2000안타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홈경기에 나오면 좋겠는데 가능할 것도 같다”며 미래를 정확히 바라봤다.
2000안타를 달성한 후에는 기록이 팀과 자신에게 해를 끼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용택은 “2000안타를 과정이라고 강조하는 것은 내 기록에 갇혀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000안타를 의식해서 페이스가 떨어지면 나와 팀 모두에 손해라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내 자신에게 ‘이건 아무것도 아니고 지나가는 과정’이라고 주입했다. 다행히 별 일 없이 괜찮은 페이스를 유지했다. 2000안타를 치고 나서도 페이스가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 타격왕을 두고는 냉정함을 유지했다. 박용택은 “타격왕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타격왕은 정말 피곤한 일이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엄청나다. 타격왕은 안 해도 된다. 우리 팀이 이길 수만 있다면 최고일 것 같다. 최근 결승타가 많이 나오는데 그만큼 우리 팀에서 내 역할이 중요하다. 내가 페이스를 유지하며 팀이 승리하는 게 타격왕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용택은 올 시즌 결승타 10개로 팀 내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득점권 타율 또한 3할8푼6리로 클리처히터의 면모를 이어가는 중이다. 후반기 LG는 박용택의 맹타를 앞세워 5위로 점프했다. 박용택의 다짐처럼 시즌 끝까지 페이스가 유지된다면, LG의 5위권 사수와 4위 탈환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