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택·김태균, 후반기 무서운 뒷심 발휘
타격왕 출신들의 두 번째 수위타자 도전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을 줄 안다고 했다. 타격왕 출신 박용택(37·LG)과 김태균(34·한화)이 무서운 뒷심으로 생애 두 번째 수위타자를 겨냥하고 있다.
2일 대전 LG-한화전은 양 팀을 대표하는 타자들의 타격 쇼가 빛난 경기였다. KBO리그 사상 첫 5년 연속 150안타 기록을 세운 LG 박용택은 그 기세를 이어가며 4타수 4안타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직구와 슬라이더, 구종을 가리지 않고 정확하게 공략하며 좌측과 우측 그리고 가운데 고르게 타구를 보냈다.
한화에는 김태균이 있었다. 5-4 한 점차 리드를 지키던 5회 무사 1루에서 이동현의 높게 들어온 슬라이더를 정확하게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겼다. 개인 한 시즌 최다 108타점을 기록한 순간이었다. 7회에는 봉중근의 느린 커브를 밀어쳐 우익수 안타로 연결하며 시즌 49번째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했다.
이날로 두 선수의 타율은 박용택이 3할6푼1리, 김태균이 3할5푼9리를 찍었다. 타율 1~2위에 올라있는 삼성 최형우(.363), 구자욱(.362)에게 3~4위로 바짝 따라붙었다. 후반기 리그 타율을 보면 김태균이 4할2푼4리로 1위이고, 박용택이 3할9푼6리로 2위에 랭크돼 있다. 무서운 뒷심으로 맹추격하고 있다.
박용택과 김태균 모두 시즌 출발은 삐끗했다. 4월 개막 한 달간 박용택은 2할8푼, 김태균은 2할9푼4리에 그쳤다. 스타트는 조금 늦었지만 5월부터 점차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올라올 선수는 올라온다는 걸 제대로 증명해 보이는 사례가 되고 있다.
박용택은 5월(.345) 6월(.380) 7월(.357) 8월(.396) 모두 3할4푼 이상 타율을 꾸준하게 쳤고, 김태균 역시 5월(.325) 6월(.375) 7월(.397) 8월(.409) 갈수록 월간 타율이 계속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타격왕 레이스에서 빗겨가 있던 두 선수였지만 어느새 3할6푼 안팎 고타율로 타격왕을 바라보고 있다.
박용택과 김태균은 이미 타격왕 경험이 있는 최고의 선수들이다. 박용택은 지난 2009년 개인 최고 3할7푼2리의 타율로 첫 수위타자 타이틀을 가져갔고, 김태균도 지난 2012년 3할6푼3리의 정교함을 자랑하며 첫 타격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박용택은 7년, 김태균은 4년 만에 두 번째 타격왕에 도전한다.
역대 KBO리그에서 타격왕을 두 번 이상 수상한 선수는 故 장효조(4회, 1983·1985·1986·1987년)를 비롯해 양준혁(4회, 1993·1996·1998·2001년), 이대호(3회, 2006·2010·2011년), 이정훈(2회 1991·1992년), 이병규(2회, 2005·2013년) 등 5명밖에 없다. 무서운 뒷심으로 후반기를 지배하고 있는 두 선수의 타격왕 레이스가 과연 어떻게 전개될지 시선이 집중된다. /waw@osen.co.kr
[사진] 박용택-김태균 /대전=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