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으로 올라와 99개의 공을 던졌다.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남기고 '오심'에 고개를 떨궜다.
2일 밤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열린 한국과 대만의 제11회 아시아청소년야구(18세 이하) 경기. 결승행을 결정짓는 슈퍼라운드(결선라운드) 첫 경기로 중요한 일전이었다.
한국은 대만에 9회까지 3-5로 뒤져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9회말 2사 후 볼넷과 안타, 폭투에 이어 이정범(인천고)의 2타점 2루타가 터지면서 극적인 5-5 동점에 성공했다.
연장전 승부치기. 6회초 1사 1,2루 위기에서 등판한 고우석(충암고)이 마운드에서 계속해서 던졌다. 2루 견제구가 악송구가 되면서 무사 2,3루 절대 위기에 몰렸으나 유격수 땅볼과 삼진으로 투아웃을 잡았다. 고우석은 이날 투런 홈런을 친 랴오 치엔푸를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4번타자 첸후를 2루수 땅볼로 유도했다.
느린 타구를 잡은 2루수 박성한(효천고)의 1루 송구는 베이스 옆으로 높게 날아갔다. 공을 잡은 1루수 이정후(휘문고)가 슬라이딩하는 첸후의 어깨를 태그했으나, 1루심은 세이프를 선언했다.
하지만 현지 중계화면의 리플레이를 보면 첸후의 발이 1루에 닿기 전에 이정후가 먼저 첸후를 태그한 것으로 잡혔다. 이정후는 아쉬운 표정을 지었으나, 한번 내린 심판의 판정은 번복될 수가 없었다. 큰 위기를 넘기고 이닝이 끝난 것으로 생각한 고우석의 얼굴에는 안타까운 표정이 가득했다.
맥이 빠진 고우석은 치우타유에게 던진 초구 슬라이더가 손에서 미끄러지면서 헬멧을 맞혔다. 이날 고우석의 99번째 투구였다. 밀어내기 사구. 스코어는 7-5로 벌어졌다.
지난 31일 중국전에서 2이닝을 던진 고우석은 이날 선발 양창섭(3이닝 2실점)-박치국(2⅓이닝 2실점)에 이어 6회 1사 1,2루에서 등판해 9회까지 1실점으로 호투했다.
연장 10회초 위기를 넘겼다면, 흐름은 한국의 끝내기 승리로 오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연장 10회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오심으로 인해 고우석은 4⅓이닝 6실점 패전 투수의 멍에를 썼다.
한편 한국은 3일 오후 6시 타이중구장에서 일본과 슈퍼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를 반드시 이겨야만 2회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결승 진출 가능성이 생긴다. /orange@osen.co.kr
[사진] 현지 중계 방송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