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경기 연속 QS… 줄어드는 사사구
정명원 코치, “구위는 팀 내 최고”
kt 위즈 외국인 투수 조쉬 로위(32)가 반전 시나리오를 쓸 수 있을까.
로위는 지난 7월 7일 슈가 레이 마리몬의 대체 선수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총액 22만 달러(계약금 5만 달러, 연봉 17만 달러)의 계약이었다. 로위는 메이저리그 경험은 없지만 멕시코 리그에서 최고 투수로 군림했다. 올 시즌 16경기에 선발 등판해 13승 3패 평균자책점 1.65의 성적. 피안타율이 1할9푼6리, WHIP가 0.93에 불과했다. 멕시코리그 최고 투수였다.
멕시코리그 출신이기에 기대와 불안감이 공존했다. 멕시코리그 성적만 보면 나쁘지 않았지만 KBO리그에서 얼마나 통할지가 관건이었다. 영입 당시 조범현 감독은 “140km 중반대의 직구와 좋은 슬라이더, 커브가 있다. 관건은 제구력이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멕시코리그에서 103⅔이닝을 소화하면서 28사사구(25볼넷)을 기록했다. 9이닝 당 2.2볼넷으로 준수했다.
하지만 KBO리그에서 뛰기 시작한 초반 제구가 불안했다. 7월 19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데뷔전을 치렀는데, 1⅓이닝 8실점으로 부진했다. 사사구 4개(3볼넷)를 내줬다. 이후 2경기 연속 5이닝 1실점을 기록했지만 많은 사사구를 내줬고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듯 했다. 다소 기복있는 피칭이었다. 그러나 최근 2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따냈다.
정명원 kt 투수 코치는 로위를 두고 “구위는 팀 내 최고”라고 말한다. 실제로 팀 내에서 가장 빠른 140km 후반대의 공을 던진다. 정 코치는 “패스트볼, 커브가 힘이 있고 좋다. 그걸 뒷받침할 수 있는 체인지업과 제구가 문제다”라면서 “직구, 변화구의 구위 자체는 팀에서 가장 좋다. 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2일 잠시 두산전에서 데뷔 후 초기 피칭을 했다.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6⅔이닝)과 투구수(121개)를 소화했다. 무엇보다 리그 최고로 꼽히는 두산 타선을 상대로 한 기록이었다. 로위는 위기 순간마다 탈삼진 능력을 보여줬다. 4회에는 첫 실점을 했지만 무사 3루에서 추가 실점을 막았다. 삼진 2개를 뽑아낸 것이 주효했다. 게다가 이날 경기에선 6회까지 볼넷 1개 만을 내줬다.
7회 볼넷 2개를 내주며 무너진 것은 아쉬웠다. 투구수가 많아지면서 제구가 다소 흔들렸다. 하지만 6⅔이닝 7피안타 3볼넷 5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했다. 승운만 따르지 않았을 뿐이다. 로위는 최고 구속 148km의 패스트볼(46개)을 던졌다. 투심 패스트볼(27개)에 잘 떨어지는 포크볼(32개)을 섞었다. 주무기 커브는 14개, 슬라이더는 2개를 던졌다. 이날 구위는 두산 타선을 막기에 충분했다.
물론 아직 사사구가 많은 것이 단점이다. 33⅓이닝을 투구하면서 총 28사사구(25볼넷)를 내줬다. 하지만 긍정적인 요인은 소화 이닝을 늘려가면서 사사구는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매 경기 탈삼진 능력을 증명하고 있다. 시즌 막판 서서히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로위다. 이 상승세를 언제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