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최고 마무리, MLB에서도 최정상급 활약
몰리나-매시니 극찬, 높아지는 팀 내 위상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은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이다. 2005년 삼성에서 프로무대에 데뷔한 뒤 한국과 일본에서 11년의 프로생활을 했다. 세이브만 357개다. 하지만 메이저리그(MLB)에서는 첫 시즌이다. 어쨌든 ‘신인’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유력하지는 않으나, 어쨌든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 중 하나로도 거론되는 상황에 대해 오승환은 지역언론인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와의 인터뷰에서 “매우 흥미롭지만 재밌는 상황이기도 하다. 나와 올 시즌 다른 신인 선수들과의 나이 차이가 너무 나기 때문이다.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싶다. 듣기 좋은 이야기”라고 웃어 넘겼다.
하지만 이 명목상 ‘신인’의 활약은 예사롭지 않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2일(이하 한국시간) “신인 꼬리표가 붙어 있는 오승환이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팀에 경험을 불어넣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오승환은 2일까지 올 시즌 66경기에서 4승2패14세이브14홀드 평균자책점 1.70의 빼어난 성적을 내고 있다. 현 시점만 놓고 보면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마무리 투수라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개막 마무리였던 트레버 로젠탈이 부진 및 부상으로 아직 팀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 다른 불펜 요원들이 부상으로 고전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승환의 가치는 더 환하게 빛난다. 세인트루이스로서는 오승환을 영입하지 않았다면 자칫 낭패를 볼 수도 있는 시즌이었다. 이는 마이크 매시니 감독을 비롯, 동료들도 공히 인정하고 있다. 오승환의 기량과 경험에 모두 찬사를 보내고 있다.
팀의 주전 포수이자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수비력을 갖춘 포수로 각광받는 야디어 몰리나도 오승환 찬양론자다. 몰리나는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와의 인터뷰에서 “오승환은 젊은 선수가 아니다. 뭔가를 배워야 할 선수도 아니다. 오승환은 오랜 기간 이러한 상황(마무리)에서 야구를 한 선수다”라면서 “그는 이곳에서도 단지 그가 지금까지 해왔던 것을 하고 있을 뿐이다. 매우 인상적이다”라며 오승환의 기량을 높게 평가했다.
오승환은 마이크 매시니 감독의 마무리 운영론을 바꿔놓을 정도의 대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매시니 감독은 원래 마무리 투수들을 세이브 상황에서만 기용하는 편이었다. 그러나 오승환은 원정 경기에서는 동점 상황에서도 투입시키고 있다. 매시니 감독은 최고의 타선을 상대하기 위해 상황에 따라서는 불펜 최고의 투수, 즉 마무리 투입이 가능해야 한다며 달라진 철학을 설명한다. 오승환에 대한 팀의 믿음을 느낄 수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