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대신 숲...삼성전자, 노트7 리콜 비용 영업익 절반 넘어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6.09.03 06: 29

삼성전자가 2일 배터리 폭발 이슈에 휘말렸던 갤럭시 노트7에 대해 전량 신제품 리콜을 선언했다.
이에 소비자들은 일제히 "나무 대신 숲을 본 삼성전자"라며 즉각적으로 환영의 뜻을 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로서는 첫 스마트폰 리콜이면서 업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대형 리콜로 남을 전망이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노트7 리콜을 결정하기까지는 쉽지 않은 고민을 해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노트7에 대해 전 세계적인 관심이 쏠렸던 만큼 리콜에 따른 금전적인 손실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2일 서울 중구 태평로 사옥에서 가진 노트 7 리콜 기자회견에서 "비용을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힘들다. 굉장히 마음이 아플 정도의 큰 금액"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번 리콜로 인한 삼성전자의 손실 금액은 얼마나 될까.
일단 고동진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노트7 판매대수를 묻는 질문에 "250만대 정도"라면서도 "고객의 손에 인도된 제품과 선적된 제품까지 전량 교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을 토대로 노트7을 100만원 정도로 단순 계산을 하면 2조 5000억 원 정도가 된다. 이 금액만 놓고 봐도 엄청난 금액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 관계자에 따르면 내부적으로 약 4조원 이상의 손실을 각오하고 내린 결정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 2분기 8조원을 돌파한 영업이익의 절반을 넘어서는 금액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최종 소비자에 판매돼 인도된 노트7이 100만대, 소비자에게 판매되기 전 단계로 대형 소매업체 및 이동통신사 등 아직 유통단계에 있는 노트7을 200만대 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셀인, 셀아웃 포함 300만대를 선적했을 경우 순수 손실금액은 약 4조원 이상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300만대 곱하기 100만 원으로 계산하면 3조원이다. 하지만 여기에 제품을 해외에 실어 보내는 물류비용과 반송비용까지 포함시켜야 한다. 여기에는 기회비용 등은 제외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8조 1400억 원이었다. 결국 삼성전자는 이번 노트7 리콜로 인해 2분기 영업이익 절반 이상을 잃은 상태에서 시작하게 됐다. 노트7의 선풍적인 인기 속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대했던 삼성전자로서는 속이 상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한 삼성전자 직원은 노트7 리콜 소식에 "손실로만 본다면 분명 좋지 않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노트7 리콜은 잘한 것 같다. 주변에서는 대부분 사장님께서 옳은 결정을 하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번 노트7 리콜 발표에 대한 파트너들의 시각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수뇌부가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사실 고객도 중요하지만 파트너들의 반응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런데 들은 바로는 삼성전자의 파트너들도 이번 노트7 리콜에 대해 신뢰를 갖고 대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고 사장은 "이런 결정을 한 것은 우선 고객의 안전 때문"이라며 "사내 임원들의 토론을 거치면서 금전 규모와는 상관없이 고객의 안전, 제품의 품질, 고객 만족으로 응대하는 것이 맞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이렇듯 큰 손실을 감수한 만큼 노트7과 삼성전자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빠르게 회복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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