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추격에 시달리던 넥센을 구한 것은 역시 마무리 김세현이었다. 김세현이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며 예비 구원왕의 위용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김세현은 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막판 팀의 뒷문을 잠그며 10-9, 1점차 짜릿한 승리의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사실 이날 경기는 중반까지만 해도 김세현이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던 경기였다. 타선이 1회 5점, 3회 4점을 내는 등 8회 시작 시점까지 10-6으로 앞서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8회 마운드에 오른 오주원이 김강민 박정권 김성현 최정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10-8, 2점차까지 쫓겼다. 여기에 무사 2·3루의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여기에 넥센은 김세현을 투입해 ‘2이닝 세이브’를 맡겼다. 이미 김상수 이보근을 소모한 넥센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
2점차에 무사 2·3루. 일반적으로 아웃카운트와 주자를 맞바꾸면 그나마 다행인 상황이었다. 동점으로만 막아도 김세현은 자신의 몫을 다하는 셈이었다. 그러나 한층 성장한 김세현은 침착하게 SK 타선을 막아내기 시작했다. 정의윤의 1루수 땅볼 때 1점을 내줬으나 상대 4번과의 승부에서 아웃카운트를 잡았고 이재원의 볼넷으로 1사 1·3루가 됐다.
여기서 김세현은 김동엽을 삼진으로 잡으며 위기 탈출의 시동을 걸었다. SK는 힘을 가진 김동엽이 외야 플라이라도 하나 쳐주길 바랐으나 김세현이 이를 눌렀다. 이어 고메즈를 유격수 땅볼로 정리하고 1점차 리드를 지켰다. 이날 경기의 승부처였다.
8회를 12개의 공으로 정리한 김세현은 10-9로 앞선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SK의 추격을 세 타자로 간단히 정리하고 자신의 시즌 34번째 세이브를 따냈다. 이미 김세현은 구원 2위권과의 격차를 10개 가량 벌려놓은 상태다. 남은 경기를 고려하면 구원왕은 사실상 확정이다. 타이틀 홀더로서의 자격이 충분함을 과시한 한 판이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