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투어 ‘한화금융 클래식 2016’ 2라운드 '장타 여왕' 원점 승부
일진일퇴다. ‘장타 여왕’ 간의 대결로 포장 되기는 했지만 사실상 치열한 전략의 대결장이다. 막상 그린만 벗어나면 긍정 에너지의 대결장이 되기도 한다. 기자회견장에서의 둘은 무한 에너지 여왕이었다.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 박성현(23, 넵스)과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 렉시 톰슨(21)이 일진일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2일 충남 태안의 골든베이 골프앤리조트(파72, 6,546야드)에서 벌어진 KLPGA 투어 ‘한화금융 클래식 2016’(총상금 12억 원, 우승상금 3억 원) 2라운드에서는 박성현이 웃었다. 렉시 톰슨의 완승으로 끝난 첫 날의 분위기를 완전히 돌려 놓았다.
둘의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감에 따라 본격적인 순위 경쟁이 시작 될 3일의 3라운드가 흥미로워졌다. 2라운드는 박성현의 완벽한 승리였다.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때부터 한화금융 클래식 1라운드까지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박성현이다. 기권 사태로 구설수까지 올랐다.
박성현 선수는 물론이고 박성현을 따르는 갤러리까지 이날은 분위기가 달랐다. 박성현의 열성팬들로 가득한 갤러리들은 진지함이 느껴질 정도로 선수에게 기운을 몰아주었다.
박성현은 전반 3번째 홀부터 버디를 올리기 시작했다. 전반에만 3개의 버디를 잡았다. 핀 세팅이 전날 보다 더 까다로워져 순위는 더 빠른 속도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분위기가 너무 달아올랐기 때문일까? 후반 첫 홀 드라이버 샷이 러프에 빠졌고, 레이업 실수까지 이어지면서 더블 보기를 기록하고 말았다.
다시 마음을 다잡은 박성현은 이후 4개의 버디를 더 잡아 올렸다. 이날 하루 5타를 줄인 박성현은 장수화, 김지현2와 함께 중간합계 3언더파로 단박에 공동 선두가 돼 있었다.
이에 반해 렉시 톰슨은 1라운드와는 달리 버디를 한 개도 잡지 못했다. 보기만 3개를 범해 중간합계 2언더파로 단독 4위로 내려앉았다. 박성현과 1타차가 나기는 하지만 승부는 원점이나 마찬가지다.
경기 후 인터뷰를 위해 기자실을 찾은 박성현의 표정은 밝았다. 10번 홀 더블 보기 상황에 대해서도 “10번홀이 아니라 18번홀에서 나왔으면 더 치명적이었을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박성현은 “10번홀에서 나왔기에 남은 홀에서 더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결과에 대해 연연하지 않은 것은 렉시 톰슨도 마찬가지. 톰슨은 “사람인지라 버디가 안 나오고, 샷이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을 때는 당연히 화가 나지만, 모든 결과는 1분 안에 잊으려 한다”고 말했다. 2라운드 경기 결과가 당연히 만족스럽지 못했을 터이지만 기자실을 찾은 톰슨은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20대 초반의 또래 숙녀처럼 “작년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때 한국을 찾았을 때 보다 살이 더 빠져 보인다”는 말에 냉큼 “생큐!”를 외치며 활짝 웃었다.
2라운드 경기 내용에 대해서도 톰슨은 “공을 핀 가까이 붙이지 못해 스코어는 안 좋았지만 샷 자체에 대해서는 아주 만족한다.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내일 경기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공이 핀 가까이 붙지 않는 것은 비단 렉시 톰슨만의 고민은 아니었다. 바람이 잠잠해 질 것을 예상 했던 지 핀 세팅이 첫날 보다 더 까다로워졌다. 기권 선수도 첫날 보다 더 많아져, 오지현 최민경 주은혜 김다은 등이 2라운드를 다 마치지 못했다.
렉시 톰슨과 함께 한국 골프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제시카 코다는 17번홀까지 3타를 줄이며 잘 해오다가 마지막 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는 바람에 전날 보다 1타를 줄이는 데 만족해야 했다. /100c@osen.co.kr
[사진] 박성현과 렉시 톰슨의 2라운드 경기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