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함틋’ 안타까운 시한부 멜로, 김우빈 아니었다면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09.02 08: 48

KBS 2TV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가 시한부 인생을 소재로 한 까닭에 매회 안방극장의 가슴을 치게 만들고 있다. 행복한 결말은 기대할 수도 없는 비극이 이어진다. 안타까운 시한부 멜로, 배우 김우빈이 이 갑갑하고 짠한 이야기를 계속 보게 한다.
김우빈은 ‘함부로 애틋하게’에서 사랑하는 여자 노을(수지 분)에 대한 죄책감과 대신 복수를 해주겠다는 마음으로 스스로 파국에 몸을 담는 톱스타 신준영을 연기한다. 뇌종양으로 죽어가는 준영은 자신의 친아버지이자 을이를 그토록 괴롭혔던 최현준(유오성 분)에 대한 복수를 위해 모든 것을 내던졌고 불명예스러운 일까지 겪고 있다.
남자 주인공이 세상을 떠날 가능성이 높은 전개, 더욱이 매회 고통을 겪는 모습은 드라마에 감정 이입을 해서 보는 시청자들을 참 힘들게 하는 요소다. 준영과 을이는 늘 눈물 지을 일이 많고,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가니 이야기는 갑갑할 수밖에 없다. 이런 시한부 소재의 드라마가 가슴이 콱 막히고 끝도 안 보이는 고통 속에 시청자들을 밀어넣는 전개가 공통적인 특징이기에 ‘함부로 애틋하게’ 역시 후반부로 갈수록 지켜보기 힘든 그래도 결말이 궁금해 보게 되는 드라마다.

물론 시청률 1위로 출발한 이 드라마는 MBC ‘W’와 SBS ‘질투의 신’에 밀려 현재는 시청률 3위로 내려앉았다. 시청률뿐만 아니라 무한 고통이 반복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요즘 정서와 맞지 않다는 아쉬운 시선 속에 드라마는 큰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다만 이 안타까운 시한부 멜로를 이끄는 남자 주인공 김우빈의 연기는 매회 안방극장을 사로잡는 중이다.
데뷔 후 작품에서 껄렁껄렁한 듯 보이나 따뜻한 매력을 가진 남자를 많이 연기하며 여성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던 김우빈. 데뷔 후 첫 정통멜로 드라마에 도전한 그는 모성애를 자극하면서도 사랑받고 싶은 남자 준영을 완벽하게 표현했다. 준영이 사랑과 신체적 고통에 울부짖는 모습은 김우빈의 눈물과 표정 연기로 몰입도 높게 그려졌다. 준영의 고통에 함께 아파하며 ‘함부로 애틋하게’를 보는 시청자들이 많았다.
비록 드라마는 기대보다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지만, 연기력이 확 드러날 수밖에 없는 정통멜로 드라마에서 훌륭히 자신의 몫을 해낸 김우빈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안정적인 로맨틱 코미디를 선택하는 것보다 연기적인 성장을 이뤄낼 수 있는 정통멜로를 꼽아 극단적인 슬픔을 안방극장에 고스란히 전달하고 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또 다시 한단계 성장한 김우빈, 20대 톱배우로서 어려운 경력 하나를 챙기게 됐다. / jmpyo@osen.co.kr
[사진] KBS 제공, '함부로 애틋하게'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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