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에이전트 제도, 2017년 겨울 목표로 준비 중“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09.02 09: 00

KBO, 선수협과 논의하며 2017년 겨울 에이전트 제도 시행
FA 계약 외에 여러 부분에서 리그 전체에 도움될 것으로 기대
KBO리그가 에이전트 제도 도입을 준비 중이다. 늦어도 2017시즌 이후에는 각 구단이 선수가 아닌, 에이전트와 마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KBO 정금조 운영기획부장은 2일 OSEN과 전화통화에서 에이전트 제도 도입시기와 관련해 “당장 오는 겨울은 힘들다. 현재 선수협회와 2017년 겨울을 목표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 2017년 겨울에는 에이전트 제도가 시작될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KBO리그는 지금까지 에이전트 제도를 용인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계약은 선수와 구단이 직접 마주하며 체결됐다. 하지만 몇 년 사이 FA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선수들의 해외진출도 활성화되면서 에이전트를 자청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 구단 고위관계자는 “이미 팀당 최소 한 명씩 에이전트가 선수들을 관리한다고 보면 된다”며 “소위 말하는 대형 FA들 대부분은 에이전트를 통해서만 협상이 가능하다. 모든 선수들이 에이전트를 두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FA 시장에선 에이전트 제도가 실행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그만큼 이미 선수들은 에이전트 제도의 필요성을 느꼈다. 2014년 겨울 FA 계약을 체결한 한 선수는 “구단과 2, 3일 동안 계속 만나며 협상하는 데 진이 다 빠졌다. 왜 에이전트 제도가 필요한지 확실히 알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여기에 문화체육관광부도 ‘스포츠 산업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야구계 에이전트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선수협과 KBO도 이제는 보다 체계적으로 계약이 이뤄져야 한다며 에이전트 도입이 필요하다고 입을 맞췄다. 
정 부장은 “에이전트 제도는 선수협과 KBO는 물론, 구단들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처음 시행되는 제도인 만큼, 확실히 준비하려 한다”며 “에이전트 제도와 관련해 앞으로 논의할 게 참 많다. 에이전트가 관여하는 계약의 범위, 에이전트 등록 자격 등을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막상 에이전트 제도가 시행되더라도 처음에는 보완할 부분이 많이 나올 것이다”고 전했다. 
에이전트의 역할이 가장 큰 부분은 역시 FA 계약이다. 그러나 FA 계약 외에도 선수들은 매년 구단과 연봉을 협상한다. 프로에 입단하는 신인들의 계약금도 구단과 협상을 통해 정해진다. 그 외에도 선수의 권익, 사업 활동에 대한 저작권 등 에이전트가 맡을 업무는 많다. 
정 부장은 “메이저리그의 경우, 모든 것을 에이전트가 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좀 다르다”며 “에이전트의 영역을 얼마나 허용해야 우리 실정에 맞을지 검토하고 있다. 선수 개인의 라이센스도 에이전트가 관리하는 식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 면밀히 조사해서 세칙을 만들겠다”고 했다.
에이전트 제도가 자리 잡고, 적합한 에이전트가 선수들을 관리한다면, 고교시절 미국에 진출한 후 국내복귀 과정에서 애를 먹는 경우도 줄어들 확률이 높다. 이전부터 많은 선수들이 고교졸업 후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했지만, 계약을 명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한국에 돌아오는 모습이 반복되는 상황이다. 
지난달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국내 프로팀에 지명된 김진영과 신진호도 메이저리그 구단과의 방출이 명확히 이뤄지지 않아 국내 복귀에 애를 먹었다. 메이저리그 구단에 입단할 때는 에이전트가 성의를 다해 계약을 추진한다. 그러나 선수들이 입단 후 몇 년이 지나 다른 길을 모색하거나, 한국으로 돌아오려고 하면 에이전트가 도와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정 부장은 “최근 국내로 돌아온 선수들 대부분이 KBO의 도움을 받았다. 우리로서도 메이저리그 사무국이나 메이저리그 구단들과 협상하는 게 쉽지 않다. 그래도 한국인이 한국에서 야구를 못하게 만들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에이전트 제도가 제대로 시행되면, 이런 문제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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