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돌아온 강수정, '사이다'가 왜 '고구마' 같은거죠?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6.09.02 07: 34

"저는 입술을 붙이고 살고 있습니다" 딱 자막 멘트 그대로였다. 6년만에 방송으로 복귀한 아나테이너 강수정은 컴백 첫 무대에서 웃기만 하는 병풍이거나 리액션의 달인으로 프로에 맛을 더하는 양면의 동전같은 모습을 선사했다.
KBS 인기 아나운서 출신의 방송인 강수정이 6년여 만에 시청자 품으로 돌아왔다. MBN 코미디 배틀 프로그램 ‘코미디 청백전-사이다(이하 사이다)’다. 왕년에 코미디 프로를 휩쓸었던 스타 개그맨 10여명이 출연한 이 프로에서 강수정은 좌 임하룡 우 송은이를 두고 메인 진행을 맡았다. 청팀 5 대 백팀 5로 팀을 나눠 토크와 상황극 등으로 대결을 펼치는 구도다.
출연진 구성은 화려하다. 청팀은 임하룡 단장을 비롯해 이경애, 심형래, 홍록기, 강성범이 진용을 짰다. 백팀은 송은이를 필두로 김영철, 박나래, 박성광, 문세윤이 가세했다. 오랜만에 방송에 복귀한 강수정이 쉽게 멘트할 상황을 줄만큼 간단한 멤버들이 아니다. 각자 혼자서도 10분 이상씩 애드리브를 읊어댈 수준의 재담꾼들이 모였기 때문.

아직 각자의 캐릭터와 프로그램의 틀이 잡히기 어려운 1회여서인지, 말은 난무하는데 집중력은 부족했다. 와중에 강수정은 이 말 저 말에 웃어주고 손사래치는 리액션을 연발했지만 좌중을 이끌기에는 역부족. 제목은 '사이다'지만 방영시간 내내 '고구마'를 먹은 것처럼 속이 묵직해지는 배경이다.
강수정은 2002년 KBS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해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비롯해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약했다. ‘얼짱 아나운서’로 불리며 단아한 외모와 달리 망가질 땐 망가지는 등 특유의 예능감으로 프로그램에 재미를 불어넣었다. 2009년 프리랜서 선언을 하며 MBC ‘일밤 생활백서-고수가 왔다’, MBC ‘오늘밤만 재워줘’ 등에 출연하며 활동을 이어갔지만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들이 자리 잡지 못하던 시기라 프리랜서 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뷰티 워’ 방송을 마지막으로 방송계를 떠나 재미교포 펀드매니저 남편과 함께 도쿄, 홍콩에서 살며 ‘맛있는 도쿄’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종종 연예정보 프로그램과 SNS을 통해 근황을 전했을 뿐 복귀 생각은 없어보였다.
그런 그가 6년여 만에 복귀를 선언했다. MBN 측에 따르면 ‘사이다’ 제작진이 강수정의 복귀 희망 얘기를 듣고 출연을 제안했고 복귀작을 고르던 중 코미디 프로그램 ‘사이다’에 흥미를 느끼고 출연을 결정했다는 후문.
무엇보다 강수정이 보통 예능프로그램이 아닌 코미디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건 의외인 면도 있지만 과거 예능프로그램 출연을 하며 개그맨들과 친분을 쌓았고 ‘사이다’ 출연 개그맨 10명 중 7~8명을 알고 있다. 그런 강수정이 앞으로 '사이다'의 성공에 얼마나 큰 기여를 할지에 예능가의 관심이 쏠릴게 당연하다./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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