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KBO 리그 순위표가 대충 정리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역행이라도 하듯, 7~10위에 처진 하위권 팀들이 기적 같은 역전극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도 흥미롭다.
9월 일정이 시작된 현재 두산이 2위 NC에 6경기 앞서며 선두를 굳혀가고 있다. 2위 NC는 3위 넥센에 3.5경기 앞서 있다. 남은 경기수를 고려할 때 결코 작은 차이는 아니지만 여유를 부릴 차이도 아니다. 반면 3위 넥센과 4위 KIA와의 승차는 8.5경기차로 벌어졌다. 사실상 넥센은 최소 3위를 확보했다고 봐야 한다. 결국 촘촘히 몰려 있는 4위 KIA, 5위 LG, 6위 SK의 포스트시즌 진출 싸움이 최대 흥행요소가 될 전망이다.
SK는 꾸준히 4위권을 지켰고,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었던 KIA와 LG는 각각 한 차례씩 장기 연승 신바람을 타며 궁지에서 벗어났다. 반면 7~10위 팀들은 영 힘을 못 쓰고 있다. 치고 올라가 레이스에 합류하기는커녕 오히려 한 달 전보다 5위권과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최하위 kt는 이제 트래직 넘버를 계산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레이스에서 완전히 탈락했다.
5위 LG까지의 승차는 7위 한화가 3.5경기, 8위 롯데가 4경기, 9위 삼성이 5경기다. 현장에서는 “3경기 차를 좁히려면 대개 한 달 정도가 걸린다”라고 말한다. 그만큼 쉬운 승차가 아니다. 세 팀이 8월에 5위권과의 승차를 좁히지 못한 것에서도 잘 드러난다. 5위권도 사투를 벌이고 있는 만큼 시간이 갈수록 불리해지는 것은 하위권 팀이다. 하지만 팀별로 26~27경기가 남은 지금, 또 못 쫓아갈 격차도 아니다. 아직은 기회가 있다.
결국 연승이 필요하다. 지금부터의 연승과 연패는 각 팀의 순위에 결정타가 될 확률이 매우 높다. 7~9위 팀으로서는 지금부터의 연패는 초반 연패보다 배의 타격으로 돌아온다. 3연패 이상은 회복이 쉽지 않다고 봐야 한다. 반면 연승은 최대한 길게 끌고 가야 희망이 있다. 멀게 느껴지던 승차가 연승으로 좁혀지만 또 없던 힘도 나는 게 사람이다.
물론 세 팀의 현재 전력을 고려하면 쉽지 않다. 무엇보다 연승을 하려면 마운드, 그 중에서도 선발이 탄탄해야 한다. 세 팀 모두 선발진이 쉽지 않은 시기를 보내고 있다. 모두 시즌 초 구상과 완전히 달라진 채 시즌을 보내고 있다. 실제 따라갈 수 있는 기회였던 1일에도 그랬다. 한화와 삼성은 모두 선발이 제 몫을 못하며 5위권 팀인 LG와 KIA에 경기를 내줬다.
세 팀 모두 기적행 열차에 오를 수는 없다. 대진 등을 고려하면 잘해야 한 팀 정도에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과연 막판 지각변동이 있을 수 있을지, 그렇다면 그 주인공은 누구일지 관심이 모인다. 이대로 포기하기에는 아직 기회가 남아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