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의 괴력이 팀 신인 역사도 바꿔놓을 판이다. 압도적인 탈삼진 능력이 그 핵심이다. 팀 신인 불펜 선수 최다 탈삼진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팀의 마무리로 굳건한 위상을 지켜가고 있는 오승환은 1일(이하 한국시간)까지 66경기에서 69이닝을 던지며 4승2패14세이브14홀드 평균자책점 1.70의 빼어난 성적을 내고 있다. 1할7푼1리의 피안타율, 0.84의 이닝당출루허용률(WHIP) 등 세부 지표도 모두 특급 성적이다. 기록만 놓고 보면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불펜 투수로 우뚝 선 모습이다.
특히 마무리 투수의 필수 조건인 탈삼진 능력이 그렇다. 오승환은 69이닝에서 90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이는 메이저리그 전체 불펜 투수 중 4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델린 베탄시스(뉴욕 양키스·110개), 앤드류 밀러(클리블랜드·101개), 카일 바라클로프(마이애미·100개)만이 오승환보다 더 많은 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1경기에서 2개 이상의 탈삼진을 기록한 횟수도 30차례에 이른다. 이 역시 베탄시스(39회), 밀러(34회), 바라클로프(32회)에 이어 리그에서 4번째로 많다. 1이닝을 던지며 ‘KKK쇼’를 펼친 것도 6번으로, 이 또한 리그 6위다. 예상을 뛰어넘는 탈삼진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오승환은 팀 기록에도 근접해가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역사상 불펜에서만 뛰어 가장 많은 탈삼진을 기록한 ‘신인 선수’는 2013년 트레버 로젠탈이다. 2012년 MLB에 데뷔했으나 50이닝 미만(22⅔이닝)을 소화, 신인 자격을 2013년까지 끌고 간 로젠탈은 2013년 74경기에서 108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이는 현대 불펜 투수의 영역이라고 볼 수 있는 100이닝 미만으로 끊었을 때 역대 3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오승환의 현재 페이스를 고려할 때, 출장 시간만 보장된다면 이 기록에도 도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기록까지는 19개가 남아있는데, 오승환의 9이닝당 탈삼진 개수는 11.74개다. 근접한, 혹은 이를 약간 넘는 수치가 예상된다. 세인트루이스는 30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역대 기록은 2014년 베탄시스가 기록한 135개, 2위는 2011년 크레익 킴브렐(당시 애틀랜타)이 기록한 127개였다. 물론 오승환을 순수한 신인으로 볼 수는 없다. 그러나 탈삼진 파괴력은 어깨가 싱싱한 젊은 선수들이 더 유리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승환의 실적은 괴력이라고 할 만하다. 이 조건에서 만 30세 이후 100개 이상의 탈삼진을 기록한 선수는 2006년 사이토 다카시(107개)가 유일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