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반스 기억하냐는 질문에 파워부터 언급
우즈 이후 두산이 얻은 최고 외국인 타자
잠실에서도 여유 있게 담장을 넘기는 타구를 종종 만드는 닉 에반스(30, 두산 베어스)의 힘은 옛 동료도 기억하고 있었다.
에반스는 지난 1일까지 치른 95경기에서 타율 3할7리, 21홈런 73타점을 올리고 있다.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일어난 그는 타이론 우즈 이후 두산이 얻은 최고의 외국인 타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산 외국인 타자의 20홈런도 우즈 이후 14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빅리그 출신인 에반스는 뉴욕 메츠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거치며 통산 177경기에 나섰다. 통산 성적은 타율 2할5푼7리, 10홈런 53타점으로 평범했다. 하지만 준수했던 트리플A 기록을 앞세워 한국에 왔고, 새 리그에서도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팀 웨이크필드를 잇는 너클볼의 달인 R.A. 디키(토론토 블루제이스)도 옛 동료 에반스를 잊지 않고 있었다. 지난 1일(한국시간) 미국 매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 파크 앳 캠든 야즈의 원정팀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그는 에반스의 첫 번째 특징을 ‘파워’로 기억하고 있었다.
올해 4월에 같은 장소에서 만나 인터뷰를 했을 때 디키는 자신의 자서전이 한국어로 번역됐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1일 클럽하우스에서 다시 마주쳤을 때 한국어판 자서전 표지를 보여주자 그는 기뻐하며 감탄사를 내뱉기도 했다.
이 자서전에는 뉴욕 메츠 시절 함께 뛰었던 에반스의 이름도 나온다. 당시 그는 메츠의 1루수 겸 외야수로 뛰고 있었다. 2010년부터 메츠에서 뛴 디키는 3년간 39승을 올리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2012)도 수상했고, 평범한 투수에서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발돋움했다.
자서전에도 나왔던 에반스가 지금은 한국에서 뛰고 있다고 귀띔해주자 “정말인가?”라며 되묻기도 한 그는 “그와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었지만 성격이 좋고, 힘이 정말 대단한 친구였다”라고 한 마디 덧붙였다.
김태형 감독도 평소 “타격 폼은 내가 선호하는 스타일이 아니긴 하지만 펀치력이 다르다”고 할 만큼 에반스의 파워는 여기저기서 인정받고 있다. 강한 힘은 타석에서, 조용하지만 예의바른 성품은 그라운드 밖에서 그를 팀에 적절히 녹아들게 했다. 이제 그는 두산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