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습니다."
롯데 자이언츠 포수 강민호(31)는 지난달 19일 사직 KIA전 경기 도중 무릎에 이상을 느꼈고, 정밀 검진 결과 오른쪽 무릎 외측부 인대 부분 손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하루가 버겁고, 한 경기가 소중한 롯데 입장에서는 고군분투하던 강민호의 부상은 날벼락과도 같았다. 결국 지난달 23일 일본 요코하마에 위치한 이지마 재활원에서 검진과 치료를 병행하기로 했다.
당초 2주 정도 체류할 예정이었던 강민호는 생각보다 빠르게 한국에 돌아왔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상태가 괜찮았다. 지난 1일 열흘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귀국 이후 강민호는 곧장 사직구장을 찾았다. 팀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 미안한 듯, 야구장으로 돌아왔다. 잠깐 취재진과 만난 강민호는 "몸 상태는 괜찮습니다. 재활군에 가서 치료를 받고 돌아올 것입니다"고 짧게 향후 계획을 언급했다.
조원우 롯데 감독 역시 "강민호의 상태가 생각보다 괜찮다. 일단 재활군에서 몸을 만들 예정이다. 정상 컨디션을 찾으려면 길어도 1주일은 있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1군 복귀의 가이드라인을 정했다.
현재 강민호의 상태는 양반다리가 힘들다고 전해지고 있다. 쪼그려 앉아 있어야 하는 포수 포지션의 특성상 현재의 상태로 정상적으로 포수 포지션을 소화하기엔 무리가 있다.
"당장 포수로는 힘들 것이다"는 조원우 감독의 말이 있었지만 26경기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남은 기간 동안 '포수' 강민호의 모습을 보기는 힘들 가능성이 높다.
다만, 포수가 아닌 '타자' 강민호라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강민호는 올해 타율 3할2푼1리 17홈런 59타점 OPS 9할8푼을 기록 중이다. 팀 내에서도 최정상급 생산력을 보유한 타자다.
조원우 감독 역시, 남은 시즌 '포수' 강민호 보다는 '타자' 강민호의 활용도에 초점을 맞춘 듯 하다. 조 감독은 "민호는 일단 타격 훈련과 주루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고 괜찮다면 대타감으로라도 활용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강민호의 타격 능력을 극대화 하기 위한 방안이다.
그러나 부상 회복 이후 강민호의 활용도는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이다.
일단 현재 강민호가 빠진 주전 포수 자리는 김준태가 메우고 있다. 그러나 김준태는 공수에서 강민호의 존재감을 온전히 메우기엔 부족다.'난 자리'가 워낙 컸기에 김준태의 활약이 못 미칠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안방마님' 강민호의 부재는 조만간 경찰청에서 돌아오는 김사훈의 등록 계획까지 이어졌다.
여기에 강민호가 대타 혹은 지명타자로 합류할 경우, 지난 1일부터 실시된 확대엔트리 제도와 맞물리며 중복 자원이 생길 수 있다는 문제가 생긴다. 전준우와 신본기, 김사훈까지 경찰청에서 돌아오는 멤버들이 모두 등록이 된다고 한들, 강민호는 비슷한 역할을 맡는 선수들과 겹친다.
확대엔트리때 1군에 등록됐고, 현재는 대타로 나서는 최준석, 선발 지명타자를 꾸준히 맡고 있는 오승택, 여기에 강민호까지. 모두 현시점에서 수비에서 기여도를 전혀 기대할 수 없다. 대타감으로 활용하겠다던 강민호의 활용도가 생각보다 떨어질 수도 있다는 의미. 대타와 지명타자감이 많기에 교통정리를 통해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확대엔트리 제도의 시행으로 선수층을 보강하는 팀들이 있지만, 롯데는 그러한 상황이 아니다. 운용의 폭이 현저하게 제한되어 있다. 최준석, 오승택, 강민호까지. 과연 롯데는 팀 전력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강민호의 활용법을 찾을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