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에 웃고 실점에 울고, 슈틸리케의 희비교차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6.09.02 05: 59

희비(喜悲)의 교차가 확연했다. 3-0으로 앞설 때까지만 해도 기뻤지만, 내리 2골을 허용하면서 이기고도 찝찝한 기분이 들게 했다.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1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의 첫걸음을 내딛었다. 결과는 나쁘지 않다. 중국을 상대로 승전보를 전하며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한국은 공격수가 부족하지 않냐는 걱정을 3골이라는 결과로 일축시켰다.
유럽파들이 맹활약했다. 손흥민(토트넘)과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가 좌우 측면에서 중국 수비진을 휘저었고, 최전방에서는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가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지동원이 상대의 자책골을 유도했고, 이청용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가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웃음은 여기까지였다. 후반 21분 이청용의 득점이 터진 후부터 웃지 못했다. 3골 차의 리드 때문일까.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대표적인 것이 반칙이다. 반칙을 저지르지 말아야 할 곳에서 반칙이 나왔다. 후반 32분 하오쥔민이 넣은 프리킥 득점은 박스 모서리에서 반칙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하오쥔민이 잘 차기는 했지만 그 곳에서 반칙이 없었다면 내주지 않았을 실점이다.
그보다 먼저인 후반 29분 위하이에게 내준 실점도 아쉽다. 수비의 집중력이 부족했다. 상대의 크로스를 수비수가 걷어냈지만 공이 향한 곳은 위하이의 정면이었다. 공을 걷어냈다고 생각한 수비와 골키퍼 모두 위하이의 슈팅을 막을 수가 없었다.
공격과 수비에서의 희비가 확실하게 교차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도 "후반에 직선 움직임과 전진패스가 잘 들어가며 2골을 추가했지만 이후 집중력이 흐트러졌다"면서 "3-0으로 이기던 것을 어렵게 마무리했다"고 만족감과 아쉬움을 동시에 드러냈다.
대표팀은 오는 3일 말레이시아로 출국해 6일 시리아와 2차전을 치러야 한다. 중국전의 내용을 곱씹어야 한다. 장점은 더욱 극대화 시켜야 할 것이고, 단점은 최대한 보완해야 한다. 대표팀으로서는 손흥민이 빠질 공격진의 득점력을 유지하고, 수비의 흐트러진 집중력을 다시 잡아야 한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