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76승+시즌 18승으로 역대급 외인 증명
“승리는 동료들 덕분에 따라오는 것”
“숫자는 연연하지 않는다”.
두산 베어스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35)는 역대급 외인 투수 중 한 명이다. 1일 잠실 kt 위즈전에서 완봉승을 거두면서 시즌 18승이자 통산 76승째를 수확했다. 외국인 투수 통산 최다승에서 다니엘 리오스(90승)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구단 내 역사로 봐도 니퍼트는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하지만 니퍼트는 오로지 ‘팀 우승’ 만을 생각한다.
니퍼트는 1일 잠실 kt전에서 9이닝 2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 완봉승을 거뒀다. 2011년 7월 1일 잠실 LG전 이후 개인 통산 두 번째 완봉승. 또한 이날 승리로 두산(OB 포함) 개인 통산 최다승 공동 4위에 올랐다. 박철순(76승 53패)과 어깨를 나란히 한 순간이었다. 외국인 투수로서 쌓은 승리이기에 더 놀라웠다.
올 시즌에는 23경기에 등판해 18승 3패 평균자책점 2.91을 기록 중이다. 다승, 평균자책점, 승률 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 부상, 부진 등으로 평균자책점 5.10을 기록했던 모습과 전혀 상반된다.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 호투 이후 예전의 니퍼트로 돌아온 것. 니퍼트는 지난해와 비교하자 “작년에 팀이 우승했다. 또 다 지나간 일이기 때문에 잊었다”라고 말했다.
니퍼트의 무심(無心) 피칭은 계속되고 있다. 20승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니퍼트는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 질문을 받을 때만 생각난다”라고 답했다. 승수에 관련된 질문이 나오면 항상 나오는 답변이었다. 통산 76승에도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니퍼트는 기록에 대해 묻자 “정말인가?”라고 반문한 후 “항상 말하지만 숫자는 연연하지 않는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니퍼트는 “승리는 팀 동료들이 잘 해줬기 때문에 따라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잘 던졌을 때 질 수도 있고, 못 던졌는데도 이길 수 있는 것이 야구이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두산 타선은 1득점에 그쳤다. 하지만 니퍼트가 완봉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그럼에도 그는 “팀 동료들이 공수에 많이 도와줬고 승리는 운이 좋아서 따라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니퍼트는 후반기 들어 더 강력한 모습이다. 8월부터 5연속 선발승을 거뒀다. 그 중 7이닝 이상 투구는 3경기나 있었다. 던질수록 위력투를 발휘한다. 그러나 니퍼트는 막판 상승세에 대해 “왜 그러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라고 답했다. 위력을 더하고 있는 패스트볼이 니퍼트 꾸준함의 비결일지 모른다. 니퍼트는 “최근 직구를 던지면서 좋아졌다고 생각했다. 나의 장점은 항상 직구라 생각한다. 직구가 있어서 다른 변화구들도 살아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항상 목표는 팀의 우승이고 개인 목표는 없다. 니퍼트는 우승 외의 목표를 묻자 “우승을 하고 미국으로 돌아가서 사슴을 사냥하고 싶은 게 목표다”며 재치있는 답변을 했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