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복 피칭→8월 이후 5G ERA 4.15
최근 2경기 연속 에이스급 피칭으로 반등세
kt 위즈 외국인 투수 트래비스 밴와트(30)가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최근 들어 호투하면서 KBO리그 생존을 노리고 있다.
밴와트는 올 시즌 KBO리그 3년 차 외국인 투수다. 지난 2014년 SK 와이번스 조조 레이예스의 대체 선수로 처음 국내 무대에 발을 들였다. 메이저리그 경험은 없었지만 마이너리그에서 풍부한 경험을 갖추고 있었다. 그리고 첫해 11경기에 등판해 9승 1패 평균자책점 3.11을 기록했다. ‘승리의 요정’이라는 별명도 함께 얻었다. 재계약에 성공했고 지난해에도 SK에서 뛰었다.
하지만 두 차례 부상에 발목이 잡혔고 7월 초 중도 퇴출되는 아픔을 겪었다. 밴와트는 SK에서 성적, 성격 모든 면에서 인정하는 외국인 투수였다. 그러나 순위 싸움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밴와트를 기다려줄 수 없었다. 이후 부상에서 회복한 밴와트는 SNS를 통해 “다시 던질 준비가 됐으며 다른 KBO 팀에서 기회를 얻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KBO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는 직접적인 의사 표현이었다.
결국 SK 입단 이전부터 밴와트를 주시했던 kt의 부름을 받았다. 테스트를 통과했고 앤디 마르테, 슈가 레이 마리몬에 이어 kt의 3번째 외국인 투수가 됐다. 구단은 지난해 크리스 옥스프링이 했던 에이스 임무를 기대했다. 시즌 초 그 기대에 부응했으나 5월 들어 부진했다. 이닝 소화 능력도 떨어졌고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다. 정명원 투수 코치는 “투구 패턴이 한쪽으로 쏠리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밴와트까지 부진하면서 kt 선발진은 계산이 안 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밴와트는 최근 들어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8월 4경기에선 평균자책점 5.21을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은 두 번이었다. 특히 8월 26일 수원 SK전에서 6⅔이닝 2피안타 2사사구(1볼넷) 5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57일 만에 승리 투수가 됐다. 변화구를 고르게 활용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1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호투했다. 상대 타선은 리그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두산이었다. 밴와트는 거의 매 이닝 위기를 맞았지만 7이닝 7피안타 3볼넷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상대 선발 더스틴 니퍼트의 완봉승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하지만 밴와트의 피칭은 안정적이었다. 주자가 나간 상황에선 철저한 땅볼 유도로 위기를 벗어났다. 위력이 약해졌다고 평가 받는 커브도 적절히 활용했다.
“변화구를 잘 활용하는 것”이 과제였는데, 최근 이 숙제를 풀어나가고 있다. 무엇보다 밴와트는 여전히 KBO리그에서 뛰고 싶어 하는 투수 중 한 명이다. 올 시즌 3년 차로 KBO리그 적응도 어느 정도 마친 상황. 시즌 막판 자신의 기량을 증명해야 KBO리그 잔류가 가능하다. 위기 속에서 반등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셈이다. 과연 밴와트는 남은 시즌 명예 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