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픽] '나무 보다 숲' 본 가오 홍보, 70% 성공 거뒀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6.09.01 21: 53

비록 패배를 당했지만 중국의 행보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최강 한국을 상대로 가오 홍보 감독은 냉정한 현실을 받아 들였고 최종예선을 위한 경기를 펼쳤다.
한국은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서 중국을 맞아 3-2로 승리했다.
한국은 중국과 치열한 경기가 전망됐다. 특히 중국은 이날 현대 축구에서 보기 힘든 전술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다. 최전방 공격수가 없는 상황에서 5명씩 2줄로 내세우는 5-5-0의 전술로 경기를 펼쳤다.

극단적인 수비 전술이었다. 한국의 공격을 완전히 틀어 막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가오 홍보 감독과 중국의 뜻과는 다르게 경기가 이어졌다.
한국은 전반 18분 절호의 찬스를 만들었다. 구자철의 기가 막힌 침투 패스를 오재석이 오버래핑해 박스 근처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손흥민의 오른발 크로스를 지동원이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고, 정즈의 발에 맞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비교적 이른 시간에 선제골이 터지면서 중국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승리 보다는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통해 한국과 경기를 마무리 하고 싶었던 중국은 선제골을 허용하면서 수비에 더 집중했다.
따라서 중국 선수들은 파울을 범할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 그동안 한국 축구는 중국의 거친 축구에 어려움이 따랐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직전 평가전에서 부상을 당했던 황선홍을 시작으로 대표팀 뿐만 아니라 클럽팀들이 출전하는 ACL서도 한국은 중국의 거친 플레이에 부상을 당한 기억이 많다.
그러나 중국은 생각외의 결과가 나오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유일하게 한국에 패배를 안겼던 가오 홍보 감독도 선제골이 터지면서 부담이 컸다.
그 부담을 이겨내려면 다른 변화가 필요했지만 중국은 5-5-0 전술을 고수했다. 역습을 통해 공격을 펼쳤지만 전반 40분 장현수의 실책 때 생긴 슈팅을 제외하고는 중국의 공격을 거의 의미가 없었다.
가오 홍보 감독은 후반서 수비수를 투입했다. 우시 대민 하오쥔민을 투입해 전반과 같은 전술을 사용했다. 전술적으로 큰 변화를 갖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은 갑작스럽게 2골을 추가했다. 한국이 여유를 부리는 동안 순식간에 추격을 펼쳤다. 득점이 늘어나면서 생긴 결과였다. 따라서 가오 홍보 감독의 전술은 틀렸지만 나무가 아닌 숲을 보며 한국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다.
이유는 분명했다. 가오 홍보 감독은 단순히 한국전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을 준비하겠다는 의지이기 때문이다.
"월드컵에 출전하고 싶다"고 말한 가오 홍보 감독의 말은 전술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비록 패배를 당했지만 아직 9경기가 남아있다. 또 조 1위가 아니더라도 월드컵에 출전할 가능성은 많다. 전술적 실험을 통해 경기에 임한 가오 홍보 감독은 분명 소기의 성과를 이룬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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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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