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픽] '기상천외' 中 5-5-0, 다른 것이 아니라 틀렸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6.09.01 21: 52

색다른 전술로 임한 중국은 결국 틀린 전술로 임한 꼴이 됐다. 말 그대로 자승자박이었다.
한국은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서 중국을 맞아 3-2로 승리했다.  '축구굴기'로 대표팀에도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중국을 상대로 한국은 먼저 3골을 터트리며 기선제압에 성공했고 승리로 경기를 이끌었다.
특히 중국은 이날 현대축구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전술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다. 하지만 중국이 임한 전술은 스스로 발목을 잡았다. 한국은 완벽한 경기를 선보였고 중국은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

▲ '공한증' 깬 가오 홍보 전술은 5-5-0.
중국은 최전방 공격수를 내세우지 않았다. 수비에 집중했다. 분명 스리백이 아닌 5백으로 경기에 임했다. 일단 기본적으로 펑샤오팅-정쯔-런항으로 이어지는 중앙 수비로 중원을 탄탄히 했다. 그리고 측면에 리쉐펑과 장린펑이 보조하면서 수비에 나섰다.
따라서 중국 수비진은 리쉐펑-펑사오팅-정쯔-런항-장린펑의 5백 수비진이었다. 5명의 수비가 넓게 공간을 차지하고 한국의 공격을 막아냈다.
그리고 황보원-우시가 중원 미드필더로 출전했고 위아히와 우레이가 좌우측면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하지만 이들도 거의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결국 이날 중국이 펼친 전술은 최전방 쑨커를 공격수로 출전 시켰지만 큰 의미는 없었다. 말 그대로 중국은 공격수를 두지 않는 5-5-0의 전술을 사용했다.
가오 홍보 감독이 전날 공식 기자회견에서 말한 것이 전술에 그대로 드러났다. 가오 홍보 감독은 "한국전이 전부가 아니다. 꼭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따라서 한 수위의 전력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한국을 상대로 중국은 현대 축구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전술을 들고 나왔다. 철저한 수비다.
물론 중국은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나선 위하이와 최전방 쑨커가 공격적 능력을 가지고 있다. 위하이는 소속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혹은 측면 미드필더로 출전하는데 ACL 경기서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하기도 했다.
▲ 중국의 5-5-0, 오히려 독이 됐다.
경기 시작부터 수비적인 전술로 맞대응을 펼친 중국을 상대로 한국은 좌우측면을 돌파하며 기회를 엿봤다. 지난달 24일부터 선양에서 합숙을 펼치며 조직력을 다진 중국을 상대로 한국의 공격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오히려 중국의 역습에 어려움을 겪었다. 5명씩 2줄로 늘어선 중국을 상대하기에 한국의 전술은 일반적이었다. 손흥민은 개인돌파를 시도했지만 효과가 없었고 측면 돌파의 기회도 많이 잡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부담은 커졌다. 중국이 전술적으로 오버래핑을 시도하지 않으며 한국은 공격을 펼칠 공간이 부족했다. 물론 오재석이 오버래핑을 통해 전반 19분 중국 장린펑에게 옐로카드를 이끌어 냈다.
왼쪽 아크 모서리 부근에서 파울로 프리킥을 얻어낸 한국은 손흥민이 감각적인 직접 슈팅으로 득점을 기록했다. 중국 수비가 가득했지만 손흥민의 슈팅은 지동원의 머리를 맞고 정즈 발 맞고 골대로 향했다.
자승자박이었다. 많은 인원이 수비에 집중하면서 공과 접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국이 예상하기 힘들었던 부분이 그대로 나타났다. 그 결과 헌제골은 한국이 뽑아냈고 더욱 공격적으로 전술적 움직임을 가져갈 수 있었다. 예상외로 빠른 득점이 중국 수비를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 역습은 오히려 중국에게 피해로 다가왔다.
선제골을 허용한 뒤 중국은 역습을 통해 반전은 노렸다. 수비적인 전술로 경기에 임한 중국은 한국의 공격을 치열하게 막아낸 뒤 전방으로 롱패스 연결을 시도했다.
그러나 큰 효과는 없었다. 한국 수비진의 작은 실수로 인해 슈팅 기회를 갖기도 했지만 의미없는 슈팅이었다. 하지만 중국은 운동장을 많이 뛰게 되며 체력이 떨어졌다.
욕심과는 다르게 체력이 떨어진 중국 축구는 힘겨운 싸움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 오히려 한국이 더 답답했다. 추가골을 터트려야 했지만 쉽지 않았다.
후반서도 중국은 공격수 대신 수비수를 투입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우시 대신 하오쥔민을 투입했다. 더이상 실점하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한국은 체력이 떨어진 중국을 상대로 추가골을 터트렸다. 많은 활동량을 통해 경기를 펼치지 못한 중국은 전반에 비해 수비 조직력이 떨어졌다. 결국 후반 18분 지동원의 크로스를 이청용이 받아 넣었다.
수비 조직력이 흔들린 중국을 상대로 한국은 압도적인 우위를 선보였다. 특히 후반 21분 기록한 이청용의 추가골은 상대 수비를 유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손흥민의 돌파에 이어 문전으로 짧은 패스를 연결하자 지동원이 발로 방향을 바꿔 놓았다. 반대편으로 흐른 볼을 이청용이 침착하게 득점, 3-0을 만들었다.
물론 중국은 2골을 추가하며 무섭게 추격했다. 하지만 이미 3골을 허용하며 완전히 무너진 상태였다. 전술적으로 부담이 커진 것은 중국이었다.
수비적 전술로 임하겠다는 중국의 전술은 완전히 오답이었다. 다른 축구를 펼치고 싶었지만 최소한 이날 경기만큼은 중국 전술은 틀렸다. / 10bird@osen.co.kr
[사진] 서울월드컵경기장=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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