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와이프’ 감독 “전도연 섭외성공, 게임 끝났다고 생각”[인터뷰①]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6.09.03 08: 25

사실 배우 전도연이 드라마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들렸을 때는 ‘진짜?’라는 반응을 보인 사람들이 꽤 많았을 듯하다. 영화가 아니면 만나기 힘든 배우일뿐더러 드라마 출연은 11년 만이었기 때문. 이에 전도연이 드라마에 출연한다는 것만으로 기대했고 ‘믿고’ 기다렸다.
그리고 전도연은 지난달 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에서 역시나 시청자들이 기대했던 것 이상의 연기를 쏟아냈다. 전도연은 극 중 평범한 아내에서 15년 만에 변호사로 복직해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김혜경 역을 맡았는데 시청자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면서 극을 이끌어갔고 ‘아, 이게 드라마 보는 맛이구나’라는 생각이 들게끔 해줬다.
- 전도연부터 유지태, 윤계상 등 출연 배우 라인업을 보고 뿌듯했을 것 같은데?

▲ 테스트 촬영하면서 네 명이 쭉 서 있었는데 내가 한 드라마 중에 비주얼은 제일 좋더라. 나는 이번에 무리하지 않고 잘 갖다 대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전도연이 출연 제안을 수락했을 때 ‘끝난 게임’이라고 생각했다.
마지막 촬영하기 2주 전에 전도연이 갑자기 문자를 보냈는데 이런 드라마를 하게 해줘서 고맙다고, 다들 김혜경이 답답하다고 하는 데 자신은 좋다고 했다. 그리고 나를 되게 매력 있는 감독이라고 했다. 정말 많이 감동받았다. 전도연과 일을 할 거라 생각 못했는데 이렇게 함께 일하게 됐고 연출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전도연이 인정해주니까 정말 기분 좋았고 ‘나 그렇게 못하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뿌듯하더라.
- 출연할 거라 예상 못 했던 전도연과 함께 작업한 시간이 어땠나?
▲ 전도연이 진짜 출연할 거라 생각 못 했다. 여주인공으로 어떤 배우가 좋을까 생각했다가 전도연을 생각했고 대본을 전달했다. 전도연이 한다고 하면 뭐든 하겠다고 했는데 출연할 것 같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게 진짜인가 했다. 전도연이 11년 만에 드라마 출연을 하는 건데 분량이 정말 많았다. 전도연이 없으면 찍을 신이 없었다. 드라마 스태프들은 처음 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힘들어했지만 그 단계를 지나고 나서 편안해 했고 점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애정이 생긴 것 같다. 그리고 전도연이 현장에서 농담도 많이 하고 털털했다. 전도연에게서 의외의 모습을 봤다.
극 중 김혜경 분량이 많아서 다른 드라마에 비해 여주인공에게 심한 스케줄이었다. 김혜경이 없으면 찍을 수 있는 날이 없어서 전도연에게 심한 스케줄을 줬다. 압박이 심했는데 그게 몸에 익으면서 대화도 많아졌다. 그리고 처음 법정신 찍고 편해진 것 같다. 아무래도 정보전달이고 분위기, 대사량에 대해 부담스러워했는데 찍고 나서 정말 편안해 했던 것 같다.
- 전도연의 연기를 어떻게 봤는지?
▲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전도연의 감정이나 동선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자유로운 것 같다. 그 폭이 정말 넓은 것 같다. 나중에는 리허설할 때 전도연이 하는 걸 보고 그다음에 카메라와 앵글을 잡았다. 특별히 앉아서 연기하는 것 외에는 전도연이 리허설한 후 앵글을 잡았다. 그렇게 하는 연기가 가장 자연스러웠던 것 같다.
- 전도연에게 특별히 주문한 게 있나?
▲ 처음 전도연이 적응을 못 했던 게 드라마 타이틀이 화면에 들어가는 거였다. 화면에 어떻게 나올지 모르니까 설명해 드렸고 화면 작업을 해서 보여줬다. 그걸 설명해주고 나서 자유자재로 시선을 처리했다.
- 전도연은 어떤 배우 같나?
▲ 애매한 부분은 항상 묻는, 질문이 많은 배우다. 김혜경이 어떤 감정을 느끼고 넘어가는 건지 항상 물어봤다. 좋은 배우는 소통을 잘하는 배우라고 생각하는데 전도연이 좋은 배우라고 생각한다. 토론도 많이 했고 우리 둘 다 모르는 답에 대한 걸 얘기하고 난 후에는 전도연이 정확하게 대답을 찾아왔다. ‘감독님 이건 이건 것 같아요’, ‘감독님 욕망은 아닌 것 같다’, ‘혜경이가 맞고 살았을 수도 있겠네요’라고 하는 등 자신이 느꼈던 것들을 얘기했다. 몰입해서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정말 천부적인 배우다.
공부도 진짜 많이 하고 대본도 파지만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태어난 것 같다. 상대방이 어떤 연기를 해도 거기에 맞춰서 다른 감정의 연기를 펼친다. 준비한 게 아니라 상황에 맞게 자연스럽게 연기한다. 그리고 전화하는 신도 전도연이 직접 나한테 전화하고 내가 대사를 했다. 정말 전도연과 함께 작업하다니 영광이다.
전도연은 ‘어떤 배우다’라고 정의하기 어렵다. 전도연은 전도연이다. 수식어가 필요하지 않은 배우다. /kangsj@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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