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장타여왕의 첫 날 대결은 미국의 렉시 톰슨(21)의 승리로 돌아갔다. 1일, 가만히 서 있기도 힘들 정도의 강풍이 불어 닥친 충남 태안의 골든베이 골프&리조트(파72, 6,546야드) 대회장.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금융 클래식 2016'(총상금 12억 원, 우승상금 3억 원) 첫 날 경기가 벌어진 이 곳에 흥미로운 맞대결이 벌어졌다.
KLPGA의 장타여왕 박성현(23, 넵스)과 LPGA에서 장타를 무기로 위용을 드러내고 있는 렉시 톰슨이 한 조가 돼 경기를 펼친 것. 흥행을 위해 둘을 한 조로 엮고 싶었던 대회 주최측의 의도대로 현장에 모인 골프팬들의 관심 또한 온통 둘의 맞대결에 쏠려 있었다.
‘한미 장타여왕’의 대결이라는 타이틀까지 붙은 1라운드는 일단 렉시 톰슨의 완승으로 끝났다. 티오프 이후 8홀 동안 파행진을 거듭하던 톰슨은 전반 마지막 홀에서 첫 버디를 신고하고, 후반 9홀에서는 4개의 버디를 낚아 올렸다. 가만히 서 있어도 몸이 흔들리는 강풍 속에서 보기가 단 한개도 없는 경기를 펼쳤다.
반면 박성현은 기복이 심했다. 보기를 하고 버디로 바로 만회를 했지만 버디 후에는 또 보기를 했다. 급기야 후반 4번째 홀에서는 파5에서 더블보기도 했다. 1라운드 중간합계는 2오버파. 5언더파의 렉시 톰슨과는 첫날부터 7타차이가 났다.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렉시 톰슨은 함께 플레이 한 박성현을 두고 “이미 다른 대회에서 두세 번 경기를 해 본 선수인데 장타를 때리면서도 약점이 없는 선수라고 생각하고 있다. 특히 오늘같이 게임이 안풀리는 데도 불편한 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태도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굉장한 선수다”라고 평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렉시 톰슨이 5언더파의 성적을 낼 수 있었던 데는 역시 전략적 접근이 주효했다. 장기인 장타를 최대한 자제하고, 정확도 위주의 샷을 했다.
인터뷰에서 톰슨은 “코스 레이아웃이 좋아 드라이버만 치기는 힘들었다. 드라이버를 여섯 번 정도 잡고 나머지는 3, 4번 우드, 그리고 3번 아이언도 잡았다”고 말했다. 약점으로 지적 되던 퍼팅도 이곳 골든베이에서는 쑥쑥 홀컵을 찾아 들어갔다. 특히 중거리 퍼팅이 위력적이었다.
톰슨은 “얼마 전에 퍼터를 바꾼 게 도움이 되는 듯하다. UL인터내셔널 크라운 이후 새로운 퍼터를 쓰고 있는데 나와 잘 맞아 덩달아 자신감까지 생기고 있다. 한국 그린이 나와 궁합이 맞아서 그럴 수도 있겠다(웃음)”고 말했다.
대회 코스에 대해서는 “한국에서는 작년 영종도 스카이72에서도 경기를 해 봤다. 스카이72나 골든베이나 둘다 어려운 코스다. 이곳 골든베이는 특히 페어웨이를 유지해야만 스코어가 나는 코스다. 운이 따라야 하는 코스인 듯하다”고 말했다.
렉시 톰슨은 “모든 대회처럼 우승을 목표로 왔고, 나머지 3라운드도 오늘처럼 잘 풀어나가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