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타석 23구’ 김현수, 1번 공약 지켰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9.01 11: 20

첫 네 타석 초구와 2구 거르며 최소 3구 승부
안타와 볼넷으로 멀티출루까지 해내며 임무완수
 “평소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하겠지만 공은 최대한 많이 보려고 한다”

경기 전 1번타자로 선발 출장하는 것이 결정된 김현수(28,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타석에서 어떤 자세로 접근하겠냐는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스스로 내걸었던 공약대로 그는 섣불리 덤벼들지 않았고, 유리한 볼카운트가 왔을 때는 적극적으로 배팅하며 안타를 뽑아냈다.
김현수는 1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 파크 앳 캠든 야즈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경기에 1번타자(좌익수)로 선발 출장하며 빅리그 진출 후 처음으로 1번 타순에 선발 배치됐다.
결과도 좋았다. 5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자신의 세 번째 타석에서 우전안타로 출루해 홈까지 들어온 김현수는 7회말 볼넷도 고르며 4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했다. 8경기 연속 출루도 이어갔다. 팀은 3-5로 졌지만 그의 탓은 아니었다.
특히 경기 전에 했던 다짐대로 상대 투수들로 하여금 많은 공을 던지게 만든 것도 팀에 도움이 됐다. 첫 네 타석 동안 초구와 2구에는 한 번도 방망이를 내지 않았고, 볼넷을 얻어낸 네 번째 타석에서는 호아킨 베노아와 7구까지 갔다. 다섯 타석 동안 본 공은 총 23개였다.
그러면서도 유리한 볼카운트가 형성됐을 때는 주저하지 않는 타격으로 내야를 뚫어냈다. 5회말 2사 자신의 세 번째 타석에서는 볼카운트 2B-1S로 타격하기 좋은 상황이 만들어졌고, 김현수는 이를 놓치지 않고 빠른 볼에 타이밍을 맞추며 날카로운 우전안타를 뽑아냈다.
비록 팀은 패했지만, 김현수는 1번 자리에서도 ‘출루머신’이라는 별명이 아깝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게다가 더욱 투수들을 괴롭하는 끈질긴 공격도 나왔다. 벅 쇼월터 감독은 앞으로도 그를 종종 1번타자로 쓰고 싶게 될지도 모른다. /nick@osen.co.kr
[사진] 볼티모어=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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