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승부처] ‘치명적 실책’ 켈리 울린 SK 수비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8.31 21: 50

갈수록 불안감이 더해지고 있는 SK의 수비가 마운드의 선발 투수를 돕지 못했다. SK 외인 에이스 메릴 켈리는 결국 실책으로 만들어진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모처럼 연승에 도전하던 SK의 기세도 꺾였다.
켈리는 31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4⅓이닝 동안 11피안타(1피홈런) 3볼넷 3탈삼진 6실점(5자책점)으로 무너졌다. 켈리가 올 시즌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것은 오늘까지 26번의 선발 등판 중 처음이었다.
내용도 썩 좋지 못했지만 실책이 문제였다. 그리고 실책 이후 소나기 안타를 맞은 것도 이날 결과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평정심이 다소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1-0으로 앞선 1회부터 징조가 좋지 않았다. 켈리는 신종길 김호령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김주찬을 좌중간의 뜬공으로 유도했다. 전국적으로 바람이 심하게 부는 상황은 광주도 예외는 아니었고, 수비수들의 낙구 판단이 다소 어려운 점은 분명히 있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고, 수비수들이 베테랑들인 박재상과 김강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두 선수 중 하나는 반드시 공을 잡아야 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타구를 조금 미루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결국 타구는 두 선수 사이에 떨어졌다. 김용희 SK 감독은 김강민을 곧바로 교체하며 문책했다. 잡을 수 있었다는 판단이었다. 2사라는 점을 고려할 때 켈리가 여기서 위기를 끊어내는 것이 가장 좋았지만 그렇지 못했다. 나지완에게 볼넷을 내줬고 이범호 서동욱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고 역전을 허용했다.
5-3으로 앞선 5회에는 치명적인 실책이 나왔다. 켈리는 이범호와 서동욱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김주형을 유격수 방면 타구로 유도했다. 타구가 강하기는 했으나 강한만큼 잡아냈다면 무난히 병살로 갈 수 있는 코스였다. 김주형의 주력을 고려하면 더 그랬다. 그러나 유격수 박승욱이 이를 뒤로 빠뜨리는 실책을 범했다.
5-3, 2사 3루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범호가 실책으로 홈을 밟아 5-4, 무사 1,2루가 됐다. 큰 차이였다. 결국 강한울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가 됐고 켈리는 필, 이홍구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고 역전을 허용했다. SK는 서진용이 급히 마운드에 올라 상대의 추격을 가로막았으나 결국 이 1점을 따라붙지 못하고 패했다. 수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는 경기였다. SK는 4위 자리를 다시 내놨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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