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人] ‘22G 연속 5이닝↑’ 헥터, 책임감이 만든 13승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8.31 21: 50

투구 내용이 아주 좋지는 않았다. 수비 도움도 받지 못했다. 그러나 헥터 노에시(29)는 묵묵히 자기 갈 길을 갔다. 어렵게 보였던 7이닝을 막았고 결국 승리를 챙겼다. 헥터의 책임감이 만든 시즌 13승이었다. 팀도 귀한 승리를 거뒀다.
헥터는 31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시즌 26번째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121개의 공을 던지며 8피안타 1볼넷 8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다.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해 실점이 5점으로 불어났고, 경기 내용도 아주 좋을 때의 모습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4회까지는 비교적 고전한 경기였다.
1회 선취점을 내준 헥터는 3-1로 앞선 4회 4실점했다. 1사 2루에서 김동엽에게 좌익수 옆에 떨어지는 적시 2루타를 맞았다. 이어 최정용에게는 1루수 방면 내야안타를 허용해 1사 1,3루에 몰렸다. 여기서 수비수의 실책성 플레이가 나왔다. 박재상의 중전안타 때 중견수 김호령이 이를 뒤로 빠뜨리는 치명적인 실책을 범해 두 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은 것. 이어진 1사 3루에서는 박승욱에게 희생플라이 1타점을 내주며 3-5로 뒤졌다.

찜찜한 이닝이었고 투구수도 많았다. 5회까지만 거의 100개에 이르는 공을 던졌다. 한계투구수를 고려하면 잘해도 6회가 마지막으로 보였다. 하지만 헥터는 미동도 하지 않고 아웃카운트를 하나하나씩 만들기 시작했다.
힘이 빠질 법한 투구수에서도 헥터의 노련함은 빛났다. 5회 2사 후 박정권에게 안타를 허용했을 뿐 7회까지 깔끔하게 SK 타선을 지워갔다. 6회에는 김동엽을 1루수 땅볼로, 최정용을 삼진으로, 박재상을 1루수 땅볼로 요리했다. 이미 110개의 공을 던진 상황임에도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헥터는 박승욱을 좌익수 뜬공, 최정을 삼진, 정의윤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자신이 책임질 수 있는 최대한의 이닝을 소화했다.
KIA 불펜이 임창용의 징계로 다소간 헐거워져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헥터의 7이닝 투구는 이날의 분수령이 됐다. 결국 힘을 아낀 KIA 불펜도 나머지 이닝을 잘게 썰어가며 헥터의 승리를 지켰다.
이로써 헥터는 올 시즌 22경기 연속 5이닝 이상 소화에 성공하며 ‘이닝이터’의 진면모를 과시했다. 헥터가 5이닝을 채우지 못한 마지막 경기는 시즌 초반인 4월 21일 삼성전(4⅓이닝)으로 그 후로는 모두 5이닝 이상을 채웠다. 이날까지 22경기 중 6이닝 이상 소화는 21번에 이르렀고, 7이닝 이상을 소화한 경기도 절반인 11경기에 이른다. 이날까지 172⅓이닝을 던져 리그 전체 이닝 1위 자리를 탈환했다. 공식 연봉 170만 달러가 아깝지 않은 투수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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