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근, 1위가 중헌지 모르는 순박한 감성보컬 [인터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6.09.01 13: 48

 “‘위대한 탄생’이 제 인생을 바꾸어 놓았어요. 가수가 될 줄은 몰랐는데 일생일대 사건이네요.”
누구에게나 인생의 터닝 포인트는 존재한다. 2013년 방송된 MBC 오디션 예능 ‘위대한 탄생’ 시즌3의 우승자가 되면서 가요계에 입성한 한동근은 이렇게 말하며 “선후배들과 경쟁하기보다 음악 안에서 하나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한동근은 순수한 대학생 느낌 그 자체였다. 지난 8월 초부터 음원차트를 휩쓸며 ‘역주행의 아이콘’으로 거듭났다고 하자, 연신 “대중이 제 노래를 들어주시는 것만 해도 감사한 일”이라며 겸손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갑자기 치고 오른 반짝 1위 가수가 아닌 순박하게 음악을 사랑하는 청년이었다.

활동을 하지 않을 땐 친구들과 만나 수다를 나누고, 혼자 있을 땐 영화와 드라마를 챙겨보며 음악적 감수성을 충전한다고.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그 여운이 굉장히 오래 남는 타입이다. 요즘엔 ‘함부로 애틋하게’와 ‘더블유’를 재미있게 보고 있다. 덕분에 곡 하나를 쓰게 된다.”
한동근이 지난 2014년 9월 발표한 첫 데뷔 싱글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가 지난 부터 현재까지 국내 음원차트에서 1~2위를 오가며 선전하고 다. 걸그룹의 직캠이 화제를 모은 것도 아니고 오로지 가창력만으로 새 역사를 쓴 것이다.
“많은 분들이 제 음악을 들어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셨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 1위라는 말을 듣고 벙 쪘다. 정말 감사하지만 사실 1위가 중요한가 싶다.(웃음) 2년 전 노래를 들어주실지 꿈에도 몰랐다.(웃음)”
기대를 받는 유망주로 떠올랐지만 한동근의 꿈은 원래 가수는 아니었다.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군 입대를 위해 귀국했는데, 잠시 다녔던 실용음악학원 선생님의 추천으로 ‘위대한 탄생’에 나가게 됐다. 그러면서 인생이 바뀌었다.
“토익과 토플 시험을 치르고 빈 시간에 뭐할까 고민하다가 작곡을 배워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농경학을 전공하려고 했는데 재미삼아 실용음악학원에 등록했다. 거기에서 피아노와 작곡을 배웠다. 당시 보컬 선생님이 ‘위탄’에 한 번 나가보라고 권유하셨다. 아직도 연락하며 친하게 지내는데 음악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준 계기다.”
추천을 받아 출연한 ‘위탄3’에서 한동근은 회를 거듭할수록 가수에 대한 꿈이 커졌고, 음악에 대한 식견을 넓힐 수 있었다. 이후 음악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다고. 이제는 평생 노래하고 행복하게 사는 게 그의 인생 목표다.
“이번에 우연히 않게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가 1위를 하게 됐지만 저는 ‘그대라는 사치’라는 노래를 제일 좋아한다. 물론 둘 다 좋다. 하하. 노래할 때 사랑하는 두 남녀가 행복하게 있는 모습을 상상하며 부른다.(웃음)”
앞서 한동근은 예능 ‘라디오 스타’ 출연을 통해 예능 신생아로 등극했다. 또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싶은 마음은 없느냐고 묻자 “제 친구들은 저를 재미없는 아이라고 말한다. 그 날 빵 터진 것도 여전히 이해를 못한다. 편집을 재미있게 잘해주신 제작진에게 감사하다”고 답했다.
한동근은 인터뷰 내내 이모티콘처럼 해맑은 얼굴로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그가 궁극적으로 꿈꾸는 게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 노래를 들으면 얼굴에 미소가 절로 번지는 가수가 되는 것. 한동근에게 ‘이미 꿈의 반을 이룬 것 같다’는 말을 해줄 걸 그랬다./ purplish@osen.co.kr
[사진] 플레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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