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주루 센스' 피어스, 김현수 플래툰 파트너 굳히기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8.31 10: 41

 스티브 피어스(33,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좌투수에 상대적으로 강한 면모를 재확인시켰다. 벅 쇼월터 감독의 플래툰 시스템 하에 함께 뛰고 있는 김현수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피어스는 31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 파크 앳 캠든 야즈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경기에 팀의 1번타자(좌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그는 홈런 포함 3타수 1안타 1타점에 몸에 맞는 볼까지 얻으며 활약했다.
그가 볼티모어에 합류한 뒤 김현수의 플래툰 파트너가 된 이유는 통산 성적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날 이전까지 피어스는 우투수 상대 타율이 2할4푼7리였던 반면 좌투수가 나왔을 때는 2할7푼이었다. 좌투수를 상대로는 592타수 동안 홈런을 30개나 쳤을 정도로 장타력도 뛰어났다.

쇼월터 감독으로서는 이번 시즌 좌투수를 상대로 아직 안타가 없는 김현수보다는 좌투수 공략에 일가견이 있는 피어스를 활용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충분히 할 수 있다. 그리고 피어스는 벤치의 믿음에 장타와 센스 있는 플레이로 화답했다.
우선 가장 큰 기여는 홈런으로 했다. 팀이 0-1로 뒤지고 있던 5회말 1사에 나온 피어스는 좌완 J.A. 햅을 맞아 볼카운트 1B에서 2구째에 들어온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측 펜스를 넘겼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동점 솔로홈런이었다.
재치 있는 주루 플레이도 빛났다. 3-3 동점이던 7회말 1사에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그는 후속타자 페드로 알바레스의 2루 땅볼에 3루까지 갔다. 필드 우측을 향하는 타구가 많은 알바레스의 특성으로 인해 토론토 내야수들이 우측에 치우쳤고, 피어스는 비어 있던 3루로 내달려 땅볼에 두 베이스 진루했다.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훌륭한 판단력이었다.
이러한 피어스의 활약은 플래툰 시스템을 더욱 굳어지게 하는 결과로 작용할 수 있다. 가을잔치 티켓을 확보하기 위해 1승이 급한 볼티모어는 김현수에게 좌완을 상대할 기회를 주기보다는 당장 좋은 결과를 기대케 하는 피어스를 투입할 가능성이 커진다. 물론 우완투수와 맞설 때는 김현수가 먼저 나간다.
한편 김현수는 9회초 대수비로 출전했고, 타석은 돌아오지 않았다. 경기는 8회말 맷 위터스가 결승 투런홈런을 터뜨린 볼티모어의 5-3 승리로 끝났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3위 볼티모어는 72승 60패가 됐다. /nick@osen.co.kr
[사진] 볼티모어=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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