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플란데(삼성)는 인성이 바른 선수다. 지난달 한국땅을 밟은 플란데는 대구지역 유치원에 도서를 기증하고 야구 꿈나무들에게 야구용품을 전달하기도 했다. 부창부수(夫唱婦隨)라고 했던가. 아내 크리스탈도 대구지역 유치원에서 영어 재능기부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플란데는 사회 공헌 활동에 관심이 많다 보니 기부 활동을 펼치는 게 일상과도 같다.
인성은 합격점. 이젠 실력으로 보여줘야 할 때다. 플란데는 6차례 등판을 통해 2승 2패를 거뒀다. 평균 자책점은 6.12. 국내 무대 데뷔전이었던 7월 23일 kt전서 6⅓이닝 2실점 호투하며 첫 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7월 29일 넥센전서 5이닝 5실점(3자책)으로 다소 주춤했으나 5일 KIA를 상대로 데뷔 첫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를 달성하며 2승 사냥에 성공했다.
11일 두산전서 5이닝 2실점(1자책) 호투에도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첫 패를 떠안았던 플란데. 17일 NC전과 23일 SK전서 대량 실점을 하는 등 기대 이하의 모습을 노출했다. 마운드에 오를때마다 팀 승리에 이바지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다. 하지만 야구라는 게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다.
플란데는 "시즌을 치르면서 대량 실점을 할 수도 있다. 1년에 한 번 정도는 용납할 수 있지만 2경기 연속 대량 실점을 한다는 건 정말 아닌 것 같다"고 아쉬어 했다. 이어 "투구할때 공을 끝까지 끌고 가야 하는데 멈추는 느낌이 들었다. 그 부분을 고치려고 하고 있다"면서 "과거 좋았던 시절의 투구 동영상을 보기도 하고 김태한 투수 코치님께서 많이 도와주신다"고 덧붙였다.
책임감이 남다른 플란데는 "항상 잘 던지면 좋겠지만 그럴 수는 없다. 동료, 가족, 친구 등 내가 보듬어야 할 사람들이 많다. 그들을 지켜주기 위해 더 잘 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더 잘 하고 싶다"고 승부욕을 불태웠다. 그러면서 "등판할때마다 최대한 많이 이기면서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 나는 한국에 놀러온 게 아니라는 걸 꼭 알아주길 바란다. 모든 사람들이 잘 도와주셔서 정말 고맙다. 내가 지금껏 받은 걸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플란데는 3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리는 넥센과의 홈경기에 선발 출격한다. 넥센전 두 번째 등판이다. 삼성의 5강 진출의 키를 쥐고 있는 플란데가 분위기 전환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프로 세계에서 인성보다 실력이 우선이다. 제 아무리 인성이 바르더라도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마음씨 따뜻한 플란데가 '효자 외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what@osen.co.kr